노동자·지식인, 새 세상으로 진격

현실 속에서 맑스는 어떻게 구현되는가. 둘째날 오전 신자유주의 사회구조 속에서 노동자 및 진보적 지식인이 어떻게 투쟁해나가야 할지에 대해 모색하는 토론이 열렸다.

올해 초 두산중공업 노동자 배달호씨의 분신자살 사건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를 살펴 본 경상대 이종래 교수(사회학 전공)는 노사관계가 불신으로 점철됐다고 개탄했다.

특히 이 사건의 이슈였던 ‘두산중공업 측이 배달호씨에게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인 노조활동의 자유가 최하위법인 가압류·손배 소송 등에 의해 침해당한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한 “자본주의 사회의 법체계 하에서 노동자는 두 번 죽는다”며 노조활동이 사용자의 기업활동을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 형사법과 민법상 책임을 이중으로 져야하는 ‘합법’의 부조리성을 지적했다.

이어 사회진보연대 노동자교육센터 송유나씨는 ‘공공성 쟁취 투쟁과 사회변혁 투쟁’이라는 글을 통해 보건의료·교육 등 사회재생산 영역도 ‘노동자의 것’으로 만들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노동운동이 개별 현장을 중심으로 이뤄진 데다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노동자 계급 내에서도 서로를 소외시키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그는 “현장을 뛰어넘는 큰 투쟁으로 묶을 수 있는 기제가 공공성”이라며 “재생산 비용을 사회화시키고, 모든 노동자들이 ‘내 투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이론가와 활동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노동운동단체 ‘노동자의 힘’의 김상태씨는 ‘지금 사회주의적 지식인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화두로 현재 정치조직에서 진보적 지식인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출판·저술 등 비판적 지식인들의 활동이 부쩍 활발해진 요즘 상황을 “실천 없이 이런저런 품평만 하는 지식인들이 하나의 주류가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진보적 지식인을 ‘생계 유지를 위한 지적 생산 활동이 아니라 지식에의 열정과 당위만으로 존재하는 자’로 정의하며 당과 같은 정치조직 내부에서 최후의 비판자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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