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스를 통해서 살 길을 찾자.” 우리 사회의 자본주의 체제가 견고해질수록 ‘빨간색’으로 백안시 당했던 맑스가 올해 탄생 120주년을 맞아 ‘코뮤날레’의 주인공으로 되살아났다.

지난 23일(금)∼25일(일) 우리 학교 이화-삼성 교육문화관에서 ‘지구화시대 맑스의 현재성’을 주제로 제1회 맑스 코뮤날레가 열렸다.

그동안 각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된 맑스 연구 결과가 17개의 주제별 소규모 토론 및 문화행사를 통해 총망라됐다.

국내 진보세력이 한데 모여 다른 세상을 위한 잔치판을 벌려보자는 취지로 ‘코뮤날레 조직위원회’를 결성한 지 꼭 1년만이다.

맑스 코뮤날레 조직위원회 김수행 상임대표는 개회사에서 “맑스의 비판 정신과 코뮨의 공동체 정신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모두가 마음을 활짝 열어 온갖 이야기를 마음대로 함으로써 세상이 많이 바뀌었음을 보여주자”고 외쳤다.

이들은 현실사회주의 체제의 몰락으로 맑스를 포기한 진보 이론이 점점 주류 부르주아 이론에 종속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진보 진영이 다시 한 번 맑스 이론을 중심축으로 삼을 것’을 주장했다.

또한 사회적 불평등·생태 위기 등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부작용이 전지구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금, 맑스야말로 인류가 야만으로 전락하느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내느냐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같은 학술적 작업뿐만 아니라 문화공연도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맑스야 놀자!’, ‘즐거운 혁명, 젊은 연대!’라는 이름의 개·폐막 문화제에는 정태춘·박은옥씨, 언니네 이발관 등 문화예술인이 대거 출연했고, 행사장에는 맑스를 주제로 제작된 미술 작품들이 설치됐다.

이에 대해 조직위원회 측은 결성취지문을 통해 ‘학술적 작업과 문화행사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진보적 연구자들·이론과 실천·학술연구자와 문화예술가 사이의 새로운 이해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한국외국어대 윤서영(아랍어·3)씨는 “이번 기회를 통해 막연하게만 알았던 맑스를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제반분야를 다시 바라보는 기준으로 삼게 됐다”며 “학생들이 좀더 많이 왔으면 좋았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공동체를 뜻하는 ‘코뮨’과 2년에 한번씩 열리는 미술전시행사를 일컫는 ‘비엔날레’가 합쳐져 만들어진 ‘맑스 코뮤날레’는 앞으로 2년마다 성대히 열리는 학술문화제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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