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성’은 21세기에 접어든 지금에도 우리 사회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다.

이에 우리 학교 한국문화연구원에서는 20일(화)∼21일(수) 인문관 111호에서 ‘한국의 근대와 근대 경험’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백여년 전 한국의 근대가 어떻게 시작됐고 당시 대중들이 체험한 근대는 어떠했는지 등 한국적 근대의 원형을 되짚는 자리다.

한국문화연구원 전동현 연구원은 “근대화 초기 과정에 직접 들어가 봄으로써 ‘한국적 근대’에 대한 선입관을 털어내고 근대성으로 설명될 수 있는 우리 사회의 정체성도 이해할 수 있다”고 학술대회의 의의를 밝혔다.

첫째 날에는 비교사적 시각으로 한국에서 근대 개념의 시작을 알아본다.

미국 스탠포드대 신기욱 교수(사회학 전공)는 서구 학계의 근대화 이론을 배경으로 서구나 일본식 경로가 아닌 한국적 방식으로 이뤄진 근대화에 대해 설명한다.

성균관대 대동문화연구원 류준필 연구교수(국어국문학 전공)는 동아시아의 한국·일본·중국 세 나라를 비교하면서 한국 근대화의 특징을 분석할 예정이다.

한국문화연구원 고유경 연구교수(독어독문학 전공)는 우리 근대화 과정의 모델이 됐던 독일에서 근대적 국민·국가 개념이 어떻게 확산됐는지 그 시기 양국의 인쇄매체를 통해 살펴본다.

둘째 날에는 근대형성기에 접어든 한국 자체를 분석 대상으로 다룬다.

특히 당시 대표적 인쇄매체인 <독립신문>을 중심으로 구체적 시대상을 읽어내고, 근대 국민·국가 개념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추적한다.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김동택 연구교수(정치학 전공)는 <독립신문>에 나타난 근대적 국가 개념 수용 및 각종 제도화 과정을 짚는다.

노르웨이 오슬로대 박노자 교수(한국학 전공)는 개화기의 ‘국민’담론 속 존재한 ‘타자’를 예로 들어 ‘타자에 대한 배제’를 요구하는 내셔널리즘의 배타적 특징을 비판한다.

그는 구한말 우리의 내셔널리즘은 약소 민족을 배척하면서 발전한 외국의 내셔널리즘과 달리 무당·동학 등 한국민중 이념·생활양식적 ‘타자’를 ‘부국강병의 방해물’로 적대시하면서 발전했다고 본다.

한국문화연구원 정선태 연구교수(국어국문학 전공)도 <독립신문>의 민족담론 형성 과정에서 민족 내부에 여성·미신 등의 ‘타자’를 만들어냈다고 비판한다.

또 그는 이 신문이 한글만 사용했다는 점에서 언어민족주의적 경향이 드러나며, 청·야만족은 부정적 타자로 일본·서양은 긍정적 타자로 내세워 이를 통해 이뤄야 할 한국민족상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한다.

한국문화연구원 측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국민·국가 담론을 주로 다루지만 앞으로 3년에 걸쳐 개인·사회, 신체·위생 등의 담론을 중심으로 한국의 근대화 과정을 살펴볼 것”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내용은 연구원 홈페이지(http://home.ewha.ac.kr/~kcri)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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