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디낭 드 소쉬르(1857∼1913)와 노엄 촘스키(1928∼ )는 각각 ‘현대 언어학의 아버지’와 ‘언어학 혁신의 아버지’라 불릴 정도로 현대 언어학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학자들이다.

소쉬르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언어에 대해 처음으로 체계적인 물음을 제기했다.

그는 언어란 기호의 체계라고 주장하고 언어기호를 표현(시니피앙)과 내용(시니피에)으로 구별했다.

그에 의하면 ‘시니피앙’과 ‘시니피에’는 자의적이며 두 요소 사이에는 논리적 일관성이나 자연적 인과관계가 없다.

다만 기호의 의미 작용은 이 두 요소 사이의 상관관계와 차이성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로써 소쉬르 이전의 언어학이 가졌던 ‘개개의 기호가 저마다 연관된 대상을 직접적으로 가리킨다’는 오류에서 벗어나게 된다.

또 그는 언어활동을 언어사회의 구성원이 공유하고 있는 추상적 언어목록·문법규칙(랑그)과 이것을 개인이 사용하고 발음하는 행위(빠롤)로 나눴다.

이에 따르면 언어가 사회성을 갖는 것은 언어사회에 공통된 ‘랑그’에 기인하며 언어의 변화는 ‘빠롤’에서만 일어날 뿐 ‘랑그’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소쉬르는 사람들이 아주 새로운 문장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과, 언어에 특정 구절의 집합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한 것이 바로 촘스키 이론이다.

수학자 출신의 촘스키는 문법을 ‘인간의 언어능력에 의해 해석돼 무한한 자연언어를 생성할 수 있는 유한한 규칙’으로 규정했다.

그는 근대 언어학의 주류인 구조 언어학의 이론을 보완한 변형생성문법을 창시했다.

구조 언어학은 문장의 의미에 대한 해석을 다루려 하지 않았고 언어 연구의 범위를 인간정신이 배제된 구체적인 자료만으로 국한시켰다.

변형생성문법은 문장의 본질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 동시에 실제 발화되는 심층 구조를 연구해 구조 언어학의 한계를 극복했다.

나아가 촘스키는 인간에게는 언어를 만들어내고 익힐 수 있는 언어 능력이 있다고 주장해 인간의 언어적 창조성을 강조했다.

특히 과학적 엄밀성으로 유명한 촘스키의 이론은 인간의 정신 세계를 중심으로 하는 이성주의에 바탕을 둔 것으로 수 세기동안 잠자고 있던 이성주의를 부흥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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