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특정 학문의 틀을 넘어 한 주제를 연구하거나 같은 학문 내에서도 시·공간적 차이가 나는 부분을 각각 검토해 연구 주제를 심화하는 ‘학제간 연구’가 활발하다.

4월26일(토) 열릴 한국독어독문학회의 ‘비교문학과 비교언어학’ 학술대회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다.

서울대 임홍배 교수(독어독문학 전공)는 “독일 문학의 관심 영역을 확장해서 보자는 것이 취지”라며 “학제간 연구의 일환으로 다른 나라의 문학과 시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비교문학의 장 -Weltliteratur(세계문학)’를 주제로 발표할 서울대 전영애 교수(독어독문학 전공)는 비교문학 논의의 바탕이 되는 ‘세계문학’ 개념을 소개한다.

그는 “괴테가 각 민족의 고유성을 인정한 데서 ‘교류’에 중점을 둔 평화적인 ‘세계문학’ 개념이 시작됐다”며 “이는 지구화의 폭력성이 드러나고 있는 현 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강대 송완용 교수(독어독문학 전공)는 추크마이어의 희곡 「악마의 장군」의 ‘라인강 주변의 사람들은 ‘용광로’처럼 혼합된 민족’이라는 관찰로부터 ‘게르만족 대이동’이 어떻게 다양한 민족들을 혼합시키고 유럽 문화 형성에 기여했는지 살펴본다.

그는 “게르만족은 단순히 로마 문화를 붕괴해 유럽을 야만의 땅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민족을 만나게 해 오늘의 유럽 문화를 낳았다”며 발표 주제를 소개했다.

또 서울대 인성기 강사(독어독문학 전공)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전쟁 홍보를 일삼았던 언론을 비판한 칼 크라우스를 통해 오늘날 현실 세계를 단순화시키는 언어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지나치게 관념적인 언어 또한 현실을 망각하게 함을 지적한다.

그는 “예술 언어는 이 두 가지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며 “현실·정신적 측면에서 예술 및 문학 언어가 갖는 가치에 주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카이저의 「유대인 과부」에 미친 니체의 영향’·‘토마스 베른하르트와 정영문의 소설 비교’등이 문학 분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어학 분야에서는 ‘독일어의 명사곡용 어미와 인도유럽어의 기반’·‘대명사가 나타난 독일어와 우리말 문장 비교’ 등이 발표된다.

한국외대 조국현 교수(독어독문학 전공)는 ‘메타의사소통은 의사소통의 ‘수호천사’인가’를 주제로 원활한 의사소통의 방편으로 메타의사소통을 다룬다.

이것을 “의사소통 상위의 의사소통”이라고 정의한 그는 “대화에서 발생하는 오해를 줄이기 위해 교통정리하듯 자기가 한 의사소통에 대해 중간 정리해 보는 것”이라며 “이 개념은 원활한 의사소통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의사소통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비판적 견해를 제시할 예정이다.

시·공간을 뛰어넘은 독일 문학 및 어학에 대한 비판적 분석이 이뤄질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문학 및 문화 분석의 타산지석이 될 수 있어 그 의의가 크다.

자세한 내용은 학회 홈페이지(http://kgg.german.or.kr)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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