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광학물질’을 개발한 고려대 전승준 교수(화학 전공)

전자 대신 광자로 신호를 전달하는 ‘비선형 유기광학물질’을 개발한 고려대 전승준 교수(화학 전공)를 만났다.

이번 개발은 고려대 조봉래(화학 전공), 고려대 조민행 교수(화학 전공)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얻은 성과이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지 8월호에 실리는 등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비선형 유기광학물질’이 무엇인가? 비선형 광학물질은 팔중극자형 유기분자 물질이다.

전자를 이용할 경우 반도체를 만드는데 실리콘을 사용했으나 광반도체의 경우 실리콘의 사용이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실리콘이 전자는 잘 전달하지만 빛을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물질이 필요한데 이것이 비선형 광학물질이다.

현재 쓰이고 있는 무기선형물질은 값이 비싸 현실적으로 부적합해 값이 저렴한 유기 화합물을 개발하게 됐다.

▲‘비선형 유기광학물질’을 개발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지금까지는 정보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반도체칩을 통해 전자를 보냈다.

그러나 전자 전달은 빛보다 속도가 느리고 전달 중간에 전자를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전자가 아닌 빛을 이용한 광반도체가 연구됐으며 전세계적인 인터넷망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광반도체는 컴퓨터와 같은 미시적 부분에서 사용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최근 이러한 부분에도 광반도체를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돼 왔고 이를 위한 새로운 소재가 이번에 연구·개발된 것이다.

또한 요즘 과학연구 분야에서 정보통신·BT·IT 등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같은 실용적 학문 분야에 기초학문이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될 수 있나? 비선형 광학물질을 현실화 할 수 있게 될 경우 지금까지 디지털로 저장하는데 용량의 한계가 있던 하드디스크의 저장용량을 수십만배로 늘릴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재 영화 한 편밖에 담지 못하는 CD의 용량을 늘릴 수 있고 HDTV도 상용화될 수 있다.

그 밖에 다광자 현미경, 레이저 광 치료 등에 응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이론의 현실화 가능성을 증명한 작업이고 앞으로 반도체칩을 필름으로 만들고 시그널 값을 크게 하는 등 계속 진행돼야 할 부분이 많다.

▲기초 과학학문이 실용 과학연구에 기여하는데 있어 중요한 점과 한계점이 있다면? 새로운 물질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아이디어다.

이공계에서는 대학원생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연구에서 하는 역할이 크기 때문에 그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따라서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줄어드는 현실이 한계점이라 생각한다.

취업을 생각하고 대학원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이공계 박사과정이 흔치 않다.

또 외국에서 박사과정을 졸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졸업 후 회사에서도 박사과정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새로운 개발 연구를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새로운 연구·개발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자세히 알아보기 - ‘팔중극자’ 유기 비선형 물질로 80년대 이후 20년 동안 연구 되어오던 물질은 막대자석의 (+)전하, (-)전하 형태의 이중극자이다.

막대자석을 일렬로 늘어놓은 것을 비선형 물질이라 하는데 이중극자는 비선형 물질을 여러 줄 배열했을 때 서로 밀어내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비선형 물질의 여러 묶음인 거시적 비선형 모양의 극대화가 불가능하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이중극자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팔중극자이다.

프랑스 사람이 처음으로 이론을 제안한 팔중극자의 형태는 이중극자와 달리 가운데 (+)전하가 있고 주위에 3개의 (-)전하가 뻗쳐나온 형태로 흐트러지지 않고 자발적으로 뭉치는 특성이 있다.

이것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배열시켜도 형태가 유지돼 거시적 비선형 광학물질을 최대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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