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간 학점교류 시행 현황 점검

22일(수) 고려대에서 우리 학교와 고려대의 학술교류 조인식이 있엇다.

이 학술교류는 처음엔 우리 학교 학생과 고려대 학생 사이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지만 지금은 학점교류를 통해 학생들은 다른 학교 수업을 들으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화두에 오른 학점교류,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교육부는 1997년 "대학간 교류활성화 계획"을 마련하는 등 대학 간 교류를 활성화시키고자 했다.

이 계획의 일환으로 학점교류가 추진됐는데 이는 대학간 학점교류는 학교간의 벽을 낮출 수 있고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취지 하에 마련됐고 "1998년부터 졸업 이수학점 4분의 1까지 다른 학교에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됐다.

또 교육부는 학점교류를 통한 학점인정 폭을 내년 봄부터 2분의 1까지 확대하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를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이렇게 학점교류를 활성화 하고자 교류 현황을 대학평가에도 반영시키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학간 학점교류의 시행 현황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잇다.

현재 우리 학교는 국내 대학 중 포항공대, 카이스트, 고려대 등의 학교와 학점교류를 맺고 있으며 연세대는 고려대와, 서울대는 국립대 등의 학교와 학점교류를 맺고 있다.

연세대는 고려대와 99년부터 학점교류를 시행, 학기 중에도 학생들이 서로의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학점교류를 이용해 다른 학교에 가서 강의를 듣는 학생은 적다.

서울대 교무과 송인용씨는 "서울대는 지방 국립대들과 학점교류를 맺고 있는데 국립대는 지방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지방에서 온 학생들이 방학 때 집에 내려가 그나마 이용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학생수가 많지 않다"고 말한다.

이렇게 학생들의 이용이 적은 이유를 연세대 교무과 관계자는 "학교마다 교과과정이 틀리고 학위로 인정해 주지도 않기 때문에 학생들이 굳이 다른 학교에 가서 학점을 따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설명하한다.

학점교류는 사실 학교 간 자매결연이나 협정을 맺어야만 가능한데 이러한 협정은 학교 선정부터 절차까지 복잡하고 학교 차원의 교류다보니 신중하게 처리하기 때문에 채결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학생들은 자신들이 듣고 싶은 강의가 개설된 학교를 선택하기보다는 학교에서 결연을 맺은 학교에 가서만 강의를 들을 수 이는 것이다.

이에 학생들은 학점교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는다.

이런 점을 보완해 성균관대는 이번 학기부터 학점이수 대학에 제한을 두지 않는 "전면적 학점교류"를 시작했다.

학생들이 듣고 싶은 대학 과목에 대한 수강계획서를 학교에 제출하고 이를 심사하는 학점교류심의위원회를 거치면 그 학교에 가서 강의를 들을 수 있고 학점도 인정된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 이 제도를 이용해 국내 다른 대학에 가서 강의를 들은 학생은 한명도 없었다.

성균관대 교무처 재희철씨는"외국 대학의 경우 학점교류와 같은 대학 교류가 활성화돼 있어 이번 학기 2명의 학생이 자매결연을 맺지 않는 외국 대학에 가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며 "그러나 국내 대학은 그런 면에서 막혀 잇어 다른 학교 학생들을 받아 들이는 등의 대학 교류 문화가 형성돼잇지 않다"고 말한다.

다른 학교 학생을 받으려면 그 학생을 출석부 상에서 처리하는 방법을 만들어야 하는 등 절차상으로 많이 복잡해지는 등 번거롭기 때문이다.

이번에 교육부가 마련한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자신이 입학한 학교와 학점교류를 통해 다닌 학교에서 모두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고등학위제"가 생행될 수 있게 됐다.

학점교류 범위를 4분의 1만 인정할 때는 대학 4년 중 1년만 학점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두 학교에서 다 학위를 받는 것이 불가능했으나 내년부터는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인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대학가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대학간의활발한 교류로 대학 서열화가 완화될 수 있고 대학 간의 벽도 많이 낮아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의 구체적인 세칙이 정확히 나오지 않은 상태라서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는 의견 역시 만만치 않다.

대학간의 교류는 분명 환영할만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교와 고려대의 경우처럼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의 대학 서열화가 심하고 대학의 서열을 자신의 사회적 위치라고 생각하기 대문이다.

학점교류는 교육부와 학교, 학생이 함께 발을 맞추어야 제대로 시행될 수 있다.

교육부는 실질적인 세칙을 내놓고, 학교는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학생은 학점교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생각해보고 현명한 판단을 할 때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