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명속 자기성찰의 철학을

인간은 불의 발견 이후 다양한 기계들을 발명함으로써 자연을 지배해 왔으며 지금까지 장기간 인류의 문명을 이끌어 온 것은 아날로그 였다.

그러나 20세기를 쳐 21세기 초반인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류문명의 성격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등장하였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디지털 문명이다.

디지털은 자연에 매우 근접한 종전의 아날로그식 기계장치와 전혀 차원이 다른 장치를 소유한다.

이제 인간은 디지털 장치에 의애서 그토록 오랜동안 염원하여 왔던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정보와 통신 뿐 아니라 유전자 공학, 생명공학 등 인류의 행복을 약속하는 모든 분야에서 풍요로운 성과를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 바로 디지털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같은 디지털 문명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들 현대인에게 니체의 비판철학이 왜 문제로 등장하는가? 최근 가장 두드러진 철학의 경향은 포스트 모더니즘이다.

‘포스트 모던’이란 현대사회, 곧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지식의 조건을 말한다.

이 지식의 조건은 첫째로 디지털 장치에 의한 가능성, 효율성을 의미하고 둘째로 인류의 긍정적인 미래의 삶을 뜻한다.

그렇지만 ‘포스트 모던’의 가장 밑바탕에는 근대 사회의 지식의 조건인 정체성, 보편성 및 형식성이 그대로 깔려 있어 니체의 ‘비판철학’을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디지털 문명 안에서의 인간은 기계와 자본을 가장 가치있는 것으로 소유하는 욕망의 덩어리로 살아가고 있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지식의 조건을 해체할 때 비로소 바람직한 인간상을 실현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포스트 모더니즘은 니체의 ‘문명 비판철학’과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바탕삼아 작은 담론을 제시한다.

니체의 비판철학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 포스트 모더니즘의 선구이다.

생명력 넘치는 니체의 저서들 「비극의 탄생」, 「도덕의 계보학」, 「선과 악의 피안」,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여명」등은 모두 인간의 심층의식을 파헤치면서 동시에 근대성의 특징인 합리성, 전체성, 보편성, 형식성을 과감히 해체하고자 한다.

니체는 소위 체계적인 일차원적 인간과 사회를 해체함으로써 일차원적인 문명을 타파하고자 한다.

문명을 형성하는 주요 요소들은 도덕, 종교, 예술, 철학 등이다.

니체가 보시에 기존의 문명요소들은 모두 노예 도덕, 폐쇄적 종교, 왜소한 예술 밍 형식적이며 독단적인 학문(철학)의 일차원적인 성격을 벗어 던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물론이고 문명 자체도 왜소함에 물들고 있다.

이 시점에서 니체는 ‘모든 가치들의 전도를 절규한다.

지금 이 곳에서 디지털 문명에 휩쓸려 가고 있는 우리들 역시 조금이라도 자기성찰의 여유를 가진다면 니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문명이 소유한 모든 가치들의 전도를 외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인간의 표면적 삶의 밑바탕에 있는 것은 꿈틀거리는 힘에의 의지이며 이 힘에의 의지는 끊임없이 다양한 인간성을 제시한다.

우리들 인간이 지성적 합리주의를 벗어 던지고 힘에의 의지에 따라 행동할 때 우리는 삶의 다양성을 표현할 수 있다.

디지철은 물론이고 디지털 문명이 제시하는 유토피아는 어디까지나 가설에 지나지 않으며 더 나아가서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릇 이론이란 특정한 시간, 공간에서는 진리로 드러날 지라도, 시간, 공간의 변화와 함께 한낱 가설이나 허구의 역할 밖에 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니체는 만물은 영원히 회귀한다고 말하면서 운명의 사랑하라는 자시 성찰의 철학함을 권고한다.

니체의 입장에서 보면 디지털 문명은 허무주의, 퇴폐주의에 물들어 있다.

왜냐하면 디지털 문명은 인간의 다양한 가치와 의미를 심각하게 묻지 않고 자본과 기계를 향한 일차원적 욕망의 실체만을 가치있는 것으로 고집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니체의 문명 비판 철학은 무엇을 암시하는가? 우선 니체는 삶의 수단과 목적을 명백히 구분하기를 지시한다.

디지털 장치는 어디까지나 삶의 수단이다.

삶의 목적은 인간의 의미와 가치이다.

인간 및 현대 문명의 가장 내명에 깔려 있는 생명력을 투시하지 못할 경우 현대인은 의미와 가치를 상실한 디지털 장치로 전락해 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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