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경제학·인류학·사회학...수많은 학문을 통해 우리는 사회를 바라보고 분석한다.

그 가운데 지역학이란 다양한 스펙트럼을 하나로 모아 총체적으로 그 지역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세대 대학원 지역학협동과정이 주최한 제2회 지역학 학술대회가 18일(수)~21일(토) 나흘간 총 4강으로 진행돼ㅅ다.

이번 행사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정치변동과 개방이후 중국의 경제개혁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어봐ㅅ으며 크게 동남아를 지역학적으로 살펴보려 햇다.

특히 19일(목) 제2강 ‘지역학적 관점에서 살펴 본 동남아의 정치경제’시간에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을 모델로 경제체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잇는 동남아의 정치구도를 분석햇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전체적으로 다종족국가이며 빈부격차가 지나치게 심해 대지주없는 생활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강연을 맡은 김영민 교수(한국정신문화연구원)는 “동남아의 대지주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서민드르이 학업·취업·결혼·영농자금 등 돈과 관련되 대부분을 대여하고 관리하느 피할 수 없는 농민들의 ‘동반자’라 할 수 잇따”며 경제적 지배계층이 그대로 정치권력화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햇다.

소수집안으로 집중되는 부는 자연히 권력의 소수 독점화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가눙데서도 소수종족의 뚜렷한 정체성이나 종교적 세력 등은 무시할 수 없는 사회력이라는 설명이다.

동남아 정당정치의 핵심은 사회의 이러한 다층적이고 복잡다단한 갈등구조를 반영하는 정당구조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말레이시아의 경우는 종족별 정당이 존재하고 또 그 안에서 소외되는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이 발생함으로써 정당균열구조를 통해 사회갈등을 단축시켜나갈 수 잇는 편이다.

그러나 그 외 동남아 대부분의 지역은 이러한 사회갈등구조를 대변하는 정당정치가 되지 못하고 정치놀음으로 정치인의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잇다.

김교수는 이를 두고 정당간 차이가 마치 ‘펩시콜라와 코카콜라의 차이’를 말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하다.

그는 98년 필리핀 선거를 바라보며 이러한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연합정당의 에스트라다는 빈민출신이라는 배경과 전직 영화배우 당시 의적 역할을 많이 맡음으로서 생성된 복합적 이미지를 등에 업고 성공한 경우라 볼 수 잇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코왕코집안이라는 배후세력이다.

잠시 거슬러 올라가 필리핀의 역사를 살펴보자. 1986년 2월 마르꼬스 독재체제에 대한 불만이 만연화되면서 아끼노는 수많은 반마르꼬스세력과 삼께 혁명 정부를 세워ㅅ다.

혁명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대지주였던 아끼노의 개혁의지가 부족햇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력의 ‘불안정한 연합체’로서 정부를 세웠던 탓에 이리저리 반대에 부딪히며 개혁은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아끼노 정부는 절차적 민주화에 따라 반체제 투쟁을 분산·약화시키고 결정적으로 88년 지방자치선거에서 과두엘리트의 완전한 복귀를 초래함으로서 민중계층 이익대변 정치의 제도화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어 신흥자본가계층의 확실한 지지를 얻고 라모스 대통령이 등장햇다.

말 그대로 돈만 주면 표를 던지는 동남아의 선거풍토 속에서 이 당시 코왕코집안은 경제권을 기반으로 지지율 3위를 차지함으로써 정치권 복원에 성공햇다.

어쨋든 라모스대통령은 첨예한 갈등세력을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느 ㄴ데 성공하는 등 정치안정과 함께 경제성장·사회안정을 회복한 대통령을 평가받을 수 잇다.

그의 임기가 끝나고 98년 선거, 그의 지지자들은 업적을 명분으로 대통령 6년 단임제를 규정하는 현행 헌법의 개정운동을 전개햇으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좌절되고 내부분열이 일어낫다.

반면 코왕코집안이 이끄는 정당은 대중적인기가 높고 서민계층에게 정서적으로 동질감을 심어주는 에스트라다를 내세워 압승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에스트라다정부의 실세인 코왕코세력의 입김이 세지면서 과거 권위주의로 의 복원이라는 비판도 발생하고 잇다.

김교수의 강연을 통해 참석자들은 필리핀 민주화를 해석·평가함으로써 동남아르 ㄹ투시해볼 수 잇었다.

그는 개인적 소견이라며 “필리핀 통합의 원동력이 스페인식 카톨릭 신앙(스페인 식민통치의 결과), 즉, 종교적 변수가 앞으로의 정치변동에 큰 역할 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햇다.

이날 행사에서는 지역학적으로 동남나를 조망해보면서 우리의 지난 유신정권과 군부독재 등의 과거사도 돌아볼 수 잇는 시간을 가졌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