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문화의 시대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 ‘쥬라기공원’의 수익금이 자동차수출액과 맞먹었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드는 등 문화를 ‘문화산업’만으로 바라보는 한정적 사고도 많아 논란이 지소고디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문화에 대한 이제까지의 논의들을 한자리에 모아보고자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는 한국문화의 세계화와 세계문화의 한국화’를 주제로 8월 26일(수) 학술회의를 진행했다.

우선 구체적으로 한국문화, 세계문화를 논하기에 앞서 문화의 큰 의미와 국제정치에 있어서의 의미를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문화의 정의와 세계무노하권 형상’을 주제로 발표한 최정운교수(서울대 외교학과)는 문화라는 말과 문화외교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는 것으로 실마리를 풀어갓다.

컬쳐는 프랑스와 영국에서 16.7세기부터 ‘인간을 육체적·정신적으로 양육·교육한다’는 뜻으로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몽테스키외와 루소에 의해 18세기 중반부터 철학적 사유의 새로운 주제로 제기됐다.

이후 18세기 후반 독일 지식인들은 프랑스의 우월성과 ㅜ기족의 특권에 도전하며 개인이 아닌 집단, 지배계층만이 아닌 민족의 속성으로 문화의 의미를 확장시켰다.

그는 독일 지식인에 의한 새 문화담론 제시가 이런 점에서 출발부터 ‘권력’과 관련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문화가 학문·예술·언어·종교 등 민중의 일상적 삶의 여러 영역을 포괄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최교수는 “현재 국제사회의 문화담론은 서구 강대국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대부분 그 문화와 문명을 수입·추종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제 국제사회에서는 예술·기술문명·경제환경·군사력 등 모든 부분을 포괄하는 애매모호한 관념으로 문화수준을 평가하며 서열을 매기는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속에서 문화게임과 권력투쟁은 서로의 수단을 이용하며 중첩돼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1950년대 후반부터 세계각지에 프랑스문화원을 세우는 등 문화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는 “건국 이후 우리나라도 한국의 존재를 알리고 전쟁과 폐허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위해 해외공보관을두는 등 문화외교의 ‘일부’를 진행해 왔다”며 “그러나 진정 우리 민족문화를 알리려는 시도가 왜 필요한 것이며 어떻게 수행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분석한다.

지금은 인적교류와 국제적 뉴스네트워크가 활성화된 시대이기 때문에 인개 정부의 정책이나 상업적 선전만으론 민족문화를 온전히 알릴 수 없다는 것이 최교수의 생각이다.

그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학문과 예술을 발전시키려는 진지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문화정책의 중심이 고급문화 분 아니라 일상문화도 맞춰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왓다.

또한 정부주도의 강압적인 홍보·선전이 수용자인 외국인을 고려하지 못할 수 잇다는 점과 상품논리로만 문화를 바라봐선 안될 거싱라는 점이 언급됐다.

올 여름 ‘한국의 블록버스터’라는 자체광고로 기대를 모았던 영화 ‘퇴마록’이 자본·시장의 부족이라는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점을 모두 안타까워 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가 안타까워해야할 본질은 간과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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