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금)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기획강연회

스티븐 호킹의 머리와 아놀드 슈와제네거의 몸을 연결했을 때 그 새로운 피조물은 스티븐일까, 아놀드일까? 이러한 논쟁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주제가 아니다.

생명. 유전공학의 발달에 따라 생태파괴. 가치혼란의 문제에 대한 지적이 30여년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기술발전과 그에 따른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과학기술동아리협의회. 참여연대 과학기술 민주화를 위한 모임 학생사업틴. 서울대 공대신문사. 연세대 이공대신문사는 과학기술민주화를 위한 기획강연회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기술"을 5월19일(화)~6월5일(금)연세대, KAIST 외 3개 대학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21일 (목), 22일(금)본교 가정관에서는 `기술과 페미니즘", `생명공학의 사회적 문제"에 관한 강연회가 진행됐다.

`생명공학의 사회적 문제"를 강연한 한재각씨(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간사)는 우선 생명공학은 1940년대 미국에서 DNA구조의 발견과 함께 염색체 유전정보가 밝혀지면서 시작됐으며 1974년 최초로 유전자 변이된 생물체의 환경 방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고 설명한다.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까지 확산돼 시민들이 실험금지 조례를 통과시키기도 했다.

또한 과학계내에서도 많은 과학자들이 유전자조작이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이 과연 통제가능한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명하며 환경영향평가를 적극 실시 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1980년대 오일(oil)을 먹는 박테리아가 개발, 특허 신청되면서 본격적으로 가치판단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는 "기업이 생태계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검토없이 특허가치성 생체 상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특히 Genetic Hunter들이 생물 다양성은 풍부하나 개발능력이 없는 열대지역의 제3세계에서 자본을 기반으로 연구. 개발, 특허를 내고 되파는 생물해적질을 자행함으로써 생물식민지(Biocolony)라는 개념이 등장할 정도"라고 말한다.

또 하나의 예로 그는 질병의 가능성을 미리 검진하기 위해 개발된 `유전자진단"을 꼽는다.

즉, 사측이 병의 징후를 포함한 유전자를 지닌 사원은 고용이나 승진에서 배제한다거나 보험회사가 보험료를 지불해야 할 고객을 처음부터 거부하는 등 병의 예방이 아닌 비윤리적 목적으로 생명공학기술이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표적 유전자조작 식량산업 다국적 기업인 몬산토사가 개발한, 제초제 살포에 살아남도록 조작된 콩제품은 식품으로서의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생태계의 다양성 자체를 파괴할 것이라는 점, 그리고 앞서 언급한 후진국의 판매시장화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제국주의적 식민지 침투 등의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반생태성. 반인간성에 반대, 세계적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 단체 `그린피스( Green Peace) " 유전자조작 식품. 작물반대의 상징인 주황색 `X" 를 표상으로 전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음을 소개하고 라벨링(조작식품임을 표기하는 것)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행사는 생명공학이 초래할 생태파괴, 환경재해, 기술의 노동통제, 문화파괴 등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과학기술의 민주적. 사회적 통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후 27일(수), 29일(금)오후 6시 서울대 56동 106호에서 `과학기술의 포스트모더니즘", `전문가과학에서 시민과학으로", 그리고 6월2일(화), 5일(금) 오후 6시 숙명여대 본관 6층 대회의실에서 `환경위기와 과학기술", `과학과 페미니즘"에 관한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