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민족주의 연구회 월례강연회

최근 세계화 담론이나 포스트 모더니즘과 같은 사조가 무분별하게 수용되고 있다.

이에 이러한 "신세계 질서"를 정당화 하는 이론들에 대한 이념비판적 접근을 시도한 민족주의 연구회 월례강연회가 "세계화이념과 서구중심주의"라는 주제로 2일(토) 오후3시 인문대 교수연구관 205호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회에서 발표한 이윤재박사(민족주의 연구소장)는 우선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의 지식인들은 서구중심적 사고틀에 얽매여 민족의 주체적 시각을 정립하려는 이론적·실천적 노력을 게을리해 왔을 뿐 아니라 극도의 문화적 열등감 속에서 자신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부정과 경멸로 일관해 왔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것은 90년대 한국 사회를 휩쓸고 있는 국적불명의 세계화 담론 등과 같은 사조를 수용하는 과정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세계화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이윤재 박사는 "세계화란 자본주의의 전세계적 관찰을 뜻하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세계화는 경제적·정치적 통합을 넘어 민족적·종교적으로 형성돼 온 문화적 고유성과 다양성의 철폐를 요구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이윤재박사는 "신세계 질서"는 어떤 방식으로 정당화되는지에 관해 설명한다.

여기서 "신세계 질서"란 강대국들의 정치, 경제 및 군사적 패권주의 그리고 문화제국주의에 의해 개편된 국제 질서를 말한다.

미국을 위시한 서구 강대국들은 이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본주의 옹호론과 이데올로기의 종언을 강조한다.

또한 신맬더스주의적 관점에서 생태계 위기의 요인을 제3세계의 인구 팽창에 돌리고 지구상 가용 자원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명선 논리"를 내세운다.

한편 문명충돌론과 민족 국가 소멸론은 서구 문명권의 비서구세계에 대한 패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서구권을 억압하는 기제로 이용된다.

그리고 최근의 정보화 사회론은 기존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회·경제·문화적 변화의 부정적 측면들을 감추고 있을뿐 아니라 대중의 사고와 행동을 세계 자본주의 "지배 블럭"이 의도하는 방향으로 몰아가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이윤재박사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는 서구 이론가들의 서구중심적 편견이 아니라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 들이는 우리 자신의 노예적 시각"이라며 "이제 스스로 사유의 주체이기를 선언하는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민족"이라는 말이 진부한 개념이 되버린 90년대. 민족주의 연구회에서 개최한 이날 강연회는 주체적인 민족문화의 필요성을 일깨우며 현재의 서구중심적 사조의 무분별한 수용과 문화 종속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유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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