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 교수포럼-분리된 안과 밖, 비사회과학적인 인문과학과 비인문과학적인 사회과학의 허구

과연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이 밖이고 밖이 안이다’라는 명제가 인문·사회과학의 관계에도 적용될까? ‘인문·사회과학은 개념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인다’라는 문제의식 하에 인문대는 ‘분리된 안과밖, 그리고 비사회과학은 인문과학과 비인문과학적 사회과학의 허구’를 주제로 26일(금) 오후 5시 인문대 교수연구관 111호 에서 교수포럼을 개최했다.

양승태 교수(정치외교학과)의 발제, 질의와 토론으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는 인문·사회과학이 ‘왜 동일체의 안과 밖의 관계일 수 밖에 없는지’에 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우선 양교수는 ‘사회와 역사라는 공간적·시간적 제약하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스스로의 정신활동 자체를 성찰하는 자기반성적 정신활동’이라 정의한다.

따라서 이는 경험적 세계에 대해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모든 정신활동의 내적 측면을 지칭한다.

때문에 그는 “경험세계에 직접 작용해 나타나는 정신활동의 개별적인 결과들을 평가, 비판하고 종합하면서 스스로의 지식체계의 정체성을 역동적으로 발전시키는 인문과학적 성격이 결여된 예술 ·문학·경험과학이랑 존재할 수 없다”고 밝힌다.

실제로 자연관·인간관이라는 내적인 정신세계가 전제되지 않는 예술활동이나 경험과학의 연구는 불가능하다.

물론 자연과학의 경우 자신에게 주어진 정신세계를 반성적으로 성찰하지 않고서도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ㅃNㄴ만 아니라 자연과학의 발전에도 공헌할 수 있다.

그러나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의 분리는 기실 내용면에서나 사회게 대한 기여의 측면에서나 허구에 불과하다.

그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양승태 교수는 “인문과학이 인간정신활동의 내적 계기의 총체적 표현이라면 사회과한은 외적 계기의 총체적 표현”이라며 “인문과학은 사회적 관계의 총체적 질서속에서만 진정한 모습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한다.

즉 인문과학의 활동 또한 사회관계라는 맥락을 떠나서 자신의 활동을 이해하는 인문과학이란 정신활동의 폐쇄성, 독단성을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양교수는 인문과학의 학문적 병리현상을 진지성의 결여에서 찾는다.

그는 “인문과학의 병리현상은 책에 내포된 역사성과 사회성, 그리고 정신세계의 한넝성을 규명하려는 노력없이 소개나 요약, 정리하는 수준의 연구가 반복될 때 발생한다.

”고 지적한다.

한편 사회과학의 경우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인문과학적 연구를 등한시 하거나 신념에 찬 무지를 기초로 그러한 탐색자체를 거부하는 데서 그 폐해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태도가 그들고 하여금 하나의 사회현상을 고착화된 개념틀 이외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인문과학이 진정한 인문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또한 사회과학이 진정한 의미의 사회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두 하문체계가 상호 배타적으로 분리되어서는 결코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의 인문·사회과학이 독자적인 학문세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학문적 근거에 대해서 ‘스스로의’논의를 통해 학문적 토대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현재 한국사회에는 인문·사회과학의 분리에 따른 학문적 병리 현상이 패앱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문·사회과학의 올바른 자리매김을 위한 방법에 관한 논의는 여전히 미흡하가. 그런 의미에서 볼때 이날 포럼은 상호배타적으로 분리·개별화돼 사고되고 있는 인문·사회과학을 통합적으로 바라봤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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