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학회현황을 점검한다

우리가 대학에 들어와서 동아리와 소모임과 함께 가장 익숙하게 느꼈던 곳은 아마 학회일 것이다.

그래서 보통 학회를 소모임과 비슷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분명 학회는 동아리난 소모임과는 차이가 있다.

본교 상경대 학회연합장 양효신양(경제·4)은 학회의 위상에 대해“진보적 학문을 통해 서로의 가치관의 차이를 조율하고 사회적 실천까지 담보해 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밝힌다.

따라서 학회가 대학내 자치공간으로 자리하는 의미하는 의미성은 크다 하겠다.

그렇다면 본교에서 학회는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본교 학회의 현 위치를 단적으로 말하자면 대학내에서 학회가 합일된 위상을 공유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 해서 천대받고 있지도 않다.

이는 학회가 대학내 자치공간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각각의 학회들이 내세운 관점 차이로 인한 그 위상의 모호성과 그러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소통의 공간 부재로 인한 것이라 분석된다.

소통의 부재로 인한 각 학회의 개별화 문제는 대표적으로 사회대의 경우에서 보여진다.

사회대는 각 과마다 교양학회및 전공학회가 다수 존재하고 있으나‘단순하 지적 호기심의 충족공간’·‘진보적 사고의 실천공간’등 그 위상에 대한 관점 차이가 산재해 있으며 학회간의 소통 역시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이는 기존의 학회가 저항이데올로기를 산출하는 공간이었으나 사회의 변화와 학부제의 시행, 90년대식 다양한 관심사의 반영으로 인해 학회라는 이름이 부여하는 사회비판적 시각의 정립이라는 점을 심도기깊게 고민하지 않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사회대 부학생회장 박유리양(정외·4)은 “위상의 관점차이로 인한 문제는 각 학회간의 소통을 통해서만 풀 수 있기에 사회대는 학생회적 차원에서 학회들을 모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밝힌다.

이처럼 사회대 학생회는 학회의 위상정립과 이를 통해 학회가 학생자치의 거대한 원동력으로 자리잡기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학회에 대한 실사와 함께 소통의 공간을 준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나 학회원들의 참여부족으로 아직은 미비한 실정이다.

법대 역시 학회 위상 재정립문제가 심각한 화두로 제기되고 있다.

법대는 타 단대와는 달리‘헌법학회’·‘형법학회’·‘노동법학회’의 전공학회로만 구생돼 있다.

본래 영화학회와 여성학화가 있었으나 학회원들의 참여 저하로 교양학회는 없어졌다.

이에 대해 법대 학회연합장 서주영양(법학·3)은 “학부제의 시행과 함께 학회원들의 학회위상에 대한 고민의 수준이 단지 전공공부를 위주로 하는데 그쳐 전공학회는 활성화되는 반면 여성이나 철학 등 전공 이외의 기본교양을 통해 사회적 안목을 기를 수 있는 교양학회는 감소하는 추세”라고 문제점을 지적한다.

이는 학회의 위상이 학회원들속에서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점을 여실히 반영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인문대의 경우는 소통이나 위상의 문제 이전에 학회라는 공간 자체가 위기에 부딪혔다.

이에 학회를 다시 일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철학과에 ‘도가학회’·‘서양철학학회’·‘미학학회’가, 국문학과에 ‘시문학학회’·‘여성학회’·‘한국 근현대사학회’가 설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학회를 다시 세우려는 학생회사업에 참가했던 국문과 학생회 집행부 이혜진양(국문·3)은 “국문과의 경우 현재 학회가 처음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음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정ㅁ으로 학우들의 의견을 소통, 발전을 꾀하는 자리로써 학회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다.

위의 경우와는 달리 상경대는 학회의 정비가 체계적으로 잘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상경대 내에는 철학학회 ‘철부지’·메체학회·교양학회‘쭈꾸미’등 6개의 학회가 존재하고 총인원은 40~50여명에 이르른다.

이들은 주로 세미나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구성은 2·3학년 간사와 1학년 학회원들로 구성돼 있다.

또한 각각 학회의 의견이나 문제, 즉 위상에 대한 관점차이와 간사의 역량부족·커리큘럼의 부재 등을 수렴하여 학회를 관리하는 학회연합과 간사협의회 등의 기구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상경대는 이러한 활동이 외화되지 못하고 단대차원에서만 그 활동이 머무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교 학회들의 고질적인 문제점 해결과 흩어진 학회의 거듭나기는 학회원으로서 주체의식 강화를 위한 전공학회와 영역의 확대를 위한 교양학회의 특성을 모두 인정하는 가운데 학회 위상에 대한 의미공유가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더 나아가 전 학교적 차원의 학회원의 모임의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학회는 대학 자치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내가 소속된 학회만 잘되면 된다’식의 사고로서는 더이상 학회가 대학사회내의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

대학사회에서 왜 학회가 높은 위치를 차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의 선행과 함께 학회간의 활발한 소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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