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패스트 패션과 패스트 푸드는 닮았다. 의류로 패스트 푸드의 대명사인 햄버거가 연상되는 이미지를 연출했다.

 

패스트패션(fast fashion)이란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해 빠르게 제작하고 빠르게 유통하는 의류 또는 의류 사업을 의미한다. 주문하면 곧바로 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fast food)처럼 의류가 빠르게 제작돼 유통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업체인 자라(Zara), H&M, 유니클로(UNIQLO)는 의류의 기획부터 생산 및 유통까지 직접 운영하는 ‘자가상표부착제 유통방식’(SPA·Specialty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을 통해 상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일반 패션 업체들은 1년에 약 4~5회 계절별 신상품을 내놓지만 패스트패션 업체들은 보통 1~2주일 단위로 신상품을 선보인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최신 유행 디자인의 의류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유행이 지나면 쉽게 버려지는 패스트패션 의류는 제조부터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 

 

물 먹고 탄소 뱉는 하마, 티셔츠   

2018년 3월 유엔 유럽 경제위원회(UNECE)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흰색 면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 데에는 약 2700리터의 물이 필요하며 이는 사람 한 명이 2.5년 동안 소비하는 양과 같다. 패션 산업은 전체 산업이 소비하는 물의 약 20%를 사용하며 독성 폐수를 배출한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10%는 패션 산업에서 배출된다. 대부분의 의류는 합성섬유로 제작되며, 합성섬유는 화석 연료로 만들어진다. 환경평가 수행기관 ‘콴티스’(Quantis International)는 2018년 보고서를 통해 화석연료 기반 의류 생산 방식이 유지되면 2030년에는 2016년보다 약 49% 증가한 49억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SPA 브랜드에서 많이 사용하는 아크릴 섬유는 세탁할 때마다 73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 이는 폴리에스터-면 혼방인 옷보다 5배, 폴리에스터 옷보다 약 1.5배 많다. 

 

버린 옷은 어디로 가나

버려진 의류는 재활용이 어렵다. 면으로만 제작된 티셔츠라도 폴리에스터 등으로 만들어진 상표나 봉제실 등이 포함되는데, 재활용을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들을 손수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버려지는 물량이 많다 보니 대부분의 의류는 소각 또는 매립된다. <조선일보>의 2020년 보도에 따르면 매년 생산되는 6000만 톤의 의류 중 70%가 판매되지 못하고 소각되거나 쓰레기 매립장에 묻힌다.

패션 업계의 변화를 위해서는 정책과 기업의 노력뿐 아니라 소비자의 노력도 필요하다. 패션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연구해온 본교 윤창상 교수(의류산업학과)는 “물리적 수명이 다한 경우가 아니라면 구입한 제품을 좀 더 오래 입도록 하는 소비자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패션 산업에서의 지속가능성은 재료의 획득이나 제조, 그리고 폐기의 측면에서 주로 다뤄져 왔다”며 “재료의 획득, 제조 및 사용과 유통,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대한 고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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