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9일 오후10시41분. 3번째로 도착한 편의점에서 1시간도 넘게 기다린 끝에 ‘포켓몬 빵’을 손에 넣었다. 1번째 편의점에선 벌써 매진이라 실패했고, 2번째 편의점은 오래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예 팔지 않는다고 했다.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하고 없어서 못 사기도 하는 이 빵이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맛있어서는 아니고 그 안에 ‘띠부띠부씰’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유행에 따라 유튜브 등 SNS에서 포켓몬 빵 개봉기도 많이 보인다. 한 편의점에서 팔 수 있는 양을 2개로 제한하고 있는데도 영상 속에는 수많은 포켓몬 빵들이 있다. 원하는 스티커가 나올 때까지 그 빵들은 대부분 버려질 것이다. 빵보다 그 안에 들어 있는 띠부띠부씰이 더 중요해지는 포켓몬 빵 유행의 모습은 아이돌 앨범의 포토 카드와 닮았다. 최근에는 앨범에서 나오는 포토 카드의 종류를 더 늘이며 더 많은 포토 카드를 원하도록 하는 마케팅도 눈에 띈다.

랜덤 구성품들은 소비자를 유혹한다. 159종 중 원하는 바로 그 스티커가 나올 가능성은 1%도 채 되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 작은 확률에 돈을 낸다. 구성품을 수집하기 위해 빵과 앨범을 필요한 것 이상으로 사기도 한다. 이런 과소비는 개인 소비 습관에만 나쁜 것이 아니다. 먹지도 않을 빵이 만들어지고 버려지는 동안 환경은 오염된다. 포켓몬 빵 유행이 귀엽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그 위로 과소비와 환경오염의 문제가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포켓몬 빵을 기다리는 동안, 늦게 도착한 바람에 빵을 못 사고 돌아가는 어린이를 만났다. 촬영에 쓰인 빵은 이 어린이에게 선물했다. 어린이는 '푸린' 스티커가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버터플' 스티커가 나와 실망했다.
포켓몬 빵을 기다리는 동안, 늦게 도착한 바람에 빵을 못 사고 돌아가는 어린이를 만났다. 촬영에 쓰인 빵은 이 어린이에게 선물했다. 어린이는 '푸린' 스티커가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버터플' 스티커가 나와 실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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