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대학보입니다.

어느덧 4월이 됐습니다. 요즘은 날이 제법 풀려 가벼운 외투만으로 외출하는 날이 많아지고 있네요. 특히 활짝 만개한 꽃을 볼 때면 이유 없는 행복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러분도 평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 4월은 이대학보에게 유독 특별한 달이었습니다. 혹시 독자 여러분께서도 짐작하셨을까요? 바로 12면 발행이라는 다소 거창한 계획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이대학보는 주로 8면을 기준으로 발행을 기획합니다. 8면 기획을 위해서는 약 11편에서 13편, 많게는 14편까지 기사를 수정하고 다듬습니다. 양질의 신문을 발행하고 싶다는 욕심에 하루를 꼬박 새워 마감을 진행할 때가 대부분이지만 그럼에도 매주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곤 합니다. 아직은 부족함을 느끼기에 특히 12면 발행은 큰 미션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기사를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12면 발행보다도 어렵게 느껴진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장애인 기획 특집’이라는 이번 1637호의 성격인데요, 이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처음 기획됐습니다. 총 12면 중 4면을 장애인 관련 기사로 채운 만큼 특집이라는 성격을 뚜렷이 살리고자 했고, 특히 올바른 시선으로 다양한 사안을 조명하고자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 같습니다.

‘올바른 시선’이란 무엇일까요? 이번 발행은 그것에 대한 정의를 확립하는 과정 그 자체였습니다. 참으로 모호하고도 어려운 말입니다. 선과 악이 무 썰리듯 명확히 나뉘지 않는 현실에서 어쩌면 올바른 시선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기도 합니다. 개개인의 의견에 대한 존중을 미덕으로 여기는 현 사회에서 과연 무조건적으로 올바른 것이 존재하기는 하나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핑계로 고민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올바른 방향을 고민하는 것이 곧 데스크의 역할이었기 때문입니다. 고심 끝에 저는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나아가 ‘발전하고자 노력하는 태도를 탑재하는 것’이 곧 올바른 시선을 갖추는 첫 발걸음이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습니다.

장애인 기사를 읽어보고 또 고치는 과정에서 ‘내가 참 무지하구나’라는 생각을 매초마다 떠올렸습니다. 이 표현이 의도치 않게 누군가를 대상화하지는 않는지, 편견을 재생산하지는 않는지 열심히 고민했지만 확신이 서지 않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잠시 멈추고 논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그것이 정답이 아닐 수 있지만, 그럼에도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기에 촉박한 시간 속에서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생각을 고치고, 표현을 교정하길 반복했습니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노력, 그것이 결국 모든 변화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 모 정치인이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두고 그릇된 가치관이 내포된 발언을 서슴지 않아 사회적 비판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그의 발언이 문제가 된 것 역시 자신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지 못하는 태도는 또 다른 폭력을 재생산한다는 것도 몸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기에 필연적으로 무지합니다. 그러나 자신의 무지함을 인지하고 더 나아지고자 노력을 기울인다면 세상은 좀 더 괜찮은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때문에 우리는 더 많이 이야기하고, 더 많이 지적하고, 더 많이 고쳐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글은 좋은 수단이 될 것입니다.

부디 냉철한 시각으로 학보를 읽어주세요.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적해주세요. 이대학보는 끊임없이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활발히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 이번 1637호를 기점으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탈시설화에도 더욱 적극적인 관심 기울여 주시면 더할 나위없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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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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