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대학생의 독서 방식에도 영향을 줬다. 2월 교육부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과 진행한 ‘2021년 대학도서관 실태 조사’를 통해 코로나19가 대학생의 학교 도서관 이용 방식을 변화시켰다고 밝혔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전국 433개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된 본 조사에 따르면 ‘재학생 1인당 대출 책 수’는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났다. 2020년 4.0권에서 2021년 2.3권으로 약 42%나 감소한 것이다. 원인은 ‘코로나19로 촉발된 등교 중지’, ‘비대면 수업 등 방역 조치’, 그리고 ‘전자 자료 활용의 보편화’로 분석됐다.

한편 전자 자료 이용률은 늘었다. 전자책을 비롯한 전자 자료 이용 현황을 보여주는 ‘재학생 1인당 상용DB 이용 건수’는 전년도 결과보다 9.2% 증가했다.

중앙도서관 근로장학생 권민주(행정·19)씨가 서가를 정리하고 있다. <strong>김지원 사진기자
중앙도서관 근로장학생 권민주(행정·19)씨가 서가를 정리하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학술정보통계시스템 Rinfo(rinfo.kr)에 따르면 본교 도서관도 비슷한 상황을 보였다. 2019년 40만3680권을 기록했던 대출책수는 2020년 35만4746권, 2021년 25만452권으로 대폭 줄었다. 반면 전자자료 이용 현황을 보여주는 ‘상용DB 다운로드 수’는 2019년 287만6534건에서 2021년 343만4956건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본지는 코로나19 속 본교 재학생들의 독서 현황을 알아보고자 65명을 대상으로 11일~16일 도서관 이용실태 및 독서 방식 관련 설문을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19학번 이상 응답자 중 84%가 ‘2020년 이전에 비해 한 해 본교 도서관 방문 빈도수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한 해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책 수가 줄었다’고 응답한 이들은 19학번 이상 응답자 중 68%였다.

이유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방문 횟수 자체의 감소’가 주를 이뤘다. 2020년 전후로 방문 빈도수나 대출하는 책의 수에 변화가 생긴 이유를 묻는 문항에 전체 응답자 중 약 78%는 “굳이 1시간 반 걸려서 갈 이유가 없다”, “학교를 잘 가지 않아 관내 시립도서관을 더 자주 이용하게 됐다”, “본가에 내려와 살고 있다” 등의 이유를 제시했다.

그렇다면 본교 학생들은 현재 어떤 방식으로 책을 접하고 있을까. 수업 교재를 제외한 책의 경우를 먼저 살펴봤다. 65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복수 응답을 가능케 한 결과, ‘서점에서 실물 도서를 구입한다’는 응답이 43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자책 시장이 활성화됐지만 여전히 책은 소장의 의미가 컸다. ‘지역 도서관에서 대출한다’는 응답이 37건으로 뒤를 이었다. 또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한다’는 응답이 26건을 기록했고 ‘중고책을 구입한다’, ‘전자책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이어서 각각 25건 있었다. 실물 도서를 구입 또는 대출해 읽는 경우가 매우 많은 것은 사실이나, 온라인 서점의 e-book 기능이나 ‘밀리의 서재’ 서비스 등을 통해 전자책을 소비하는 경우도 존재했다.

수업 교재로 쓰이는 책의 경우 ‘중고책을 구입한다’는 응답이 40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점에서 실물 도서를 구입한다’는 응답이 33건으로 2위를 기록했다. 중고책 또는 실물 도서를 구입해 사용한다는 한재희(사회·21) 씨는 “교재는 한 학기 이상 오래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빌리지 않고 구입한다”고 답했다. ‘인터넷에서 구한 pdf 파일을 이용한다’는 응답은 뒤이어 28건 집계됐다.

 

 

한편 자신만의 색다른 방식으로 독서하는 이화인도 찾아볼 수 있었다. 김별(융합콘텐츠·19)씨는 2019년부터 본교 학생들과 대면으로 독서 스터디를 하고 있다. 격주로 모여 자유롭게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는 김씨는 “혼자 읽을 때보다 스터디로 읽은 책들이 더 기억에 남고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어 생각이 넓어지는 기분도 든다”고 독서 스터디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북적북적’이라는 앱을 사용해 읽은 책들의 쪽수를 기록하고 블로그에 독후감을 남기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독서를 기록해나가고 있었다. 서현진(한국음악·19)씨도 김씨처럼 다른 사람과 함께 책을 읽고 있지만, “혼자는 책이 잘 읽히지 않아 강제적으로라도 독서량을 늘리고 싶어” 한 개가 아닌 두 개의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스타그램(Instagram)에서 책과 관련한 게시물을 공유하는 ‘북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학생도 있었다. 유예송(뇌인지·21)씨는 자신이 읽은 책 표지 사진을 읽기 전후의 생각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추천하는 내용을 담은 글과 함께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 제목 등을 해시태그로 달아 공유한다. “댓글로 짧지만 실속 있는 토론도 하는 모습에 ‘북스타그램’을 시작했다”는 유씨는 “계정을 잘 가꿔 놓으면 같은 책을 읽은 사람들이 찾아와 줄 것이라는 생각에 열심히 업로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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