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국제한국학회학술대회-한국적이란 것은 무엇인가

한국인은 누구이며 한국문화는 다른나라의 문화와 어떨게 다른가? 한국학이란 한국문화의정체성을 찾아나가는 학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학은 특정영역이 아닌 통합영역에서의접근을 시도한다.

종내의 닫혀진, 심지어 폐쇄적이기까지 한 개개의 국학을 통해서는 예컨대 한국인의 의식구조, 가치관, 태도, 인간관계 등을 추출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한국학은 국어, 국문학, 국사, 국악 등을 통해 자문화를 인식하는 국학으로서의 성격, 다른나라와 비교하면서 한국문화만의 특수성을 찾아내는 지역학으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다.

8일(금) 열린 국제한국학회(회장: 최준식교수, 한국학과)와 본교 대학원 한국학과 공동주최로 열린 제2회 국제한국학회 학술대회 ‘한국문화의 지속과 변용(1)-한국적이란 것은 무엇인가’는 그같은 한국연구의첫걸음이란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이날 학술대회는 모두 3부로 나뉘어 진행됐는데 1부와 2부에서 각각 인문·사회과학분야, 예술분야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한국적인 요소들을 검토하고, 이어 3부는 ‘일본인식론’이란 주제로 비교문학적 접근을 시도했다.

우선 ‘한국문화의 이론 정립을 위한 제안’이라는 주제를 발표한 최봉영교수(한국항공대, 한국학) 는 기존에 제기되어 온 이론들을 분석한 후 이에 기초해 자신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최교수는 이광수의 ‘민족개조론’적 입장으로 설명 가능한 성격론과 민족문화의 우수성을 과장하는 원형론적 입장 모두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정한론의 경우도 체계적 이론 없이 밖으로 드러난 현상이나 사건을 중심으로 한국문화를 단편적으로 설명한 점은 마찬가지. 최교수가 제시한 관점은 조선시대의 의리와 정한의 구조, 개화기 이후의 혼신과 정한의 구조이다.

그렇다면 이제 구체적인 분야에서의 한국적인 것들은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가? 호칭어를 중심으로 ‘한국어에 반영된 한국문화의 양상’에 대해 발표한 전혜영교수(국어국문학과) 는 개인보다 집단의 가피의식을 중요시하고 대인관계를 상하의 서열관계로 보는 언어현상을 밝혀내면서 가정중심적인 문화양상을 보여냈다.

한규석교수(전남대, 심리학)와 공수자교수(조선간호전문대, 심리학)는 홍길동전을 탐색해 한국인의 인간관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이 논문의 경우는 소설 속에 인간에 대한 문화적 특성이 포함되어 있다고 가정한 점과, 그 가운데서도 특히 홍길동전을 연구대상으로 삼은 점에서 깊은 논리적 검증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 논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이것이 완성된 결론이 아니라, 이런 식의 연구를 시작하자는 제안으로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인문학의 연구시 검증되지도 않은 명제를 전제하고 개별연구를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경험주의적 분석방법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2부에서는 미술, 음악, 건축분야에서 타문화와 차별성을 보이는 것들을 찾아나갔다.

예술분야는 직접 눈에 보이고 위에 들리는 분야이기 때문에 우리 문화를 연구하는 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많은 문제제기가 들어왔던 주제는 조용진교수(서울교대, 동양화)의 ‘동양 화가들의 기법적 한계-혜원 신윤복의 실수’. 조교수는 서양의 경우 투시원근법과 명암법이 발달한 반며느 한국을 중심으로 동양 화가들은 이를 거의 구사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문화현상 자체의 ‘좋데/나쁘다’평가는 있을 수 없지만 사회교육적 가치 측면에서 등급을 매길 수 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한계이고 실수인지, 사회교육적가치의 잣대가 서양적 기준에서의잣대는 아닌가하는 비판이 가능하다.

이제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한국적이란것은 무엇인다? 전통문화가 어떻게 지속되고 또 변용되었는가?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일본인식론의 경우도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일본에 대한 인식체계를 10가지로 특징짓고 있지만, 그것을 통해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찾아내기는 무리수였다.

이제 2회째를 맞는 학술대회이기때문에, 아직은 시작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결과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국제한국학회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앞으로는 연구뿐 아니라, 교육과 홍보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문화’랑 과거의 ‘전통문화’가 아닌 현재의 문화이고, 그것은 결코 어느 일부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의 관심과 욕구가 커갈 때 한국적인 것이 자연스럽게 도출 가능한 학술대회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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