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논문제도 이대로 좋은가

매년 이맘때면 졸업논문제도에 대한 문제의식 및 자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학부과정을 마치기 전에 그간의 학습성과를 정리하고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졸업논문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존에 제출한 레포트를 형식만 바꾸어 내거나 기존 논문을 짜집기한 형태의 부실한 논문을 제출하기도 하지만 졸업논문에 대한 채점오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학칙상에는 졸업논문제에 대한 규정이 있음에도 실질적으로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하기만 하면 졸업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고 더욱이 논문제출 시기가 취업시기와 맞물려 학생들에게 취업공부가 우선시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교수당 학생비율이 높아 학부생 논문교육에 소홀할 수 밖에 없는 현 대학의 여건도 졸업논문에 대한 학생들의 열의를 북돋아 주지 않는 요인이다.

결국 졸업논문은 학부과정의 마지막 통과의례라는 형식적 의미만 남아있다.

한편 졸업논문제는 졸업시험으로 대체되기도 하고 졸업시험의 취지를 학부생 수준에 맞게 살릴 수 있는 방식으로 변용되기도 한다.

사범대는 졸업시험이 임용고사대비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기초적 부분을 고급화시키는 논문연구보다 학부대 배운 기본지식이 더욱 중시 되는 자연대의 경우 일부과에서는 졸업시험을 통해 전공기본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평가하고 있다.

나름대로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과로서 물리학과는 졸업시험을 실시해 오다가 상당수의 학생들이 시헙준비를 소홀히 하는 현상이 발생하자 학기 중에 외부강사를 초청해 여는 콜로키움에 참석해 보고서를 내는 형식으로 졸업시험을 재체했다.

양인삭교수(물리학과)는 “물리학을 질의와 토론을 통해 알기쉽게 이해하는 콜로키움에 학부생을 참석하도록 함으로써 졸업논문 및 졸업시험이 노리는 효과가 최대한 많은 학생들에게 살아날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특히 간호대의 경우 3학년 2학기때 조를 편성해 관심있는 주제를 정하고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통해 공동논문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신경림교수(간호대)는 “공동논문은 임상에서의 활동능력을 키워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과별 특성을 살려 졸업논문제의 효과를 살리고 있음을 밝힌다.

가장 이상적인 졸업논문제는 학문영역의 특성과 목적에 알맞으면서도 학과의 특성과 목적에 따르지 않는 소수 학생들에 대한 배려도 외면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

이와함께 졸업논문제의 취지를 학부생의 학문연구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이라는 관점에서 찾는다면 좀더 실효성 있는 제도 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

우선 현실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것은 제출일을 충분히 평가가 가능한 시기로 앞당겨 주고 주제공고기간을 늘여 학생들에게 내실있는 논문을 쓰도록 하거나 강좌개설을 통해 논문쓰기를 유도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전공관련 지식을 총점검하고 대학원 공부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졸업논문을 대학원 입시에 반영하는 것도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치수교수(불문과)는 “학문연구에 뜻이 있는 학생들에 대한 특별논문지도를 학점화시키지 않는 형식으로 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이러한 졸업논문제가 가지는 장점을 현실여건에 맞추어 살리려는 여러 시도는 대학을 건전한 학술풍토를 가진 학문연구의 장으로 유지시키는 하나의 노려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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