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토) 아시아여성학센터는 미국의 여성주의 철학자 앤 퍼거슨과 앨리슨 재거를 초청,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최근 여성학의 쟁점과 여성주의 윤리학’이라는 대주제 아래 각각 ‘여성학의 쟁점과 전망’,‘21세기를 향한 여성주의 윤리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앤 퍼거슨은 여성주의가 서구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서부터 발전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주의’나‘민주주의’와 마찬가지로 서구적 가치들에만 토대를 둔 것은 아니라는 전제로부터, 서구 여성학에 대한 역사적 접근을 시작한다.

이러한 정치적 개념들의의미는 그와 연관된 사회운동으로부터 유래했는데, 여성주의 역시 그렇고 또 여성주의의 경우 각기 연관된 사회운동들의 상이함에 따라 정치적·이론적 불일치를 보이고 잇다는것. 그러나 75년 이래 최근의 북경 여성대회에 이르기까지 여성주의 진영은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합의를 이루고 있는 중이다.

퍼거슨은 여성주의내 논쟁의 역사를 세가지 국면으로 살펴보고 있다.

첫째, 같음/평등 국면이다.

이는 여성주의으이 평등/차이 논쟁의 첫 단계로서, 자유주의의 평등권과 이 평등이 합의하는 바에 이의를 제기한 급진주의·마르크스주의·사회주의 여성론자들의 논쟁을 중심으로 발전햇다.

이들은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에도 불구하고 여성성이 여성해방에 장애가 된다고 본점에서는 일치했다.

두번째 국면은 성별 차이를 강조하는 이론들이다.

여성의 생명 에너지의 우월함을 강조하는 문화적 여성주의와 여성의 관계적 자아개념에 촛점을 맞추는 심리분석적 여선주의가ㅣ 이에 해당한다.

이는 후에 여성의 인식적 특권을 옹호하는 여성주의 입장론과 여성의 관계적 자아를 기반으로 하는 보살핌의 윤리로 발전한다.

퍼거슨은 이 시기의 전복적 담론에는 신명나게 하는 그 무엇이 있지만, 그것이 보수적인 정세 속에서 오히려 낭만적인 이론만으로 여겨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세번째 국면은 주류 여성운동에 의해 자신들의 문제가 부차적으로 치부됐다고 생각한 많은 사람들에 의해 제기된 여성들 사이의 차이 문제이다.

이들은 ‘성별’이라는 분석범주를 분리시키려는 시도조차도 인종·계급·제국주의적 지배로부터 자유로운 백인 중상류층 여성들이 누려온 특권을 은폐한다고 비판한다.

결론적으로 퍼거슨은 위에서 설명한 여성주의 논쟁의 역사를 변증법적 대립의 역사로 이해할 것을 주장한다.

그리고 전지구적 자본주의라는 보다 거시적인 맥락에서 이러한 논쟁들은 볼 때 국제적 여성운동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그녀는 ‘여성주의’를 여성의 예속을 종식시키고자하는 사회운동으로 단순하게 정의하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분열적인 토론을 피할 수 잇게 하며 누구도 페미니즘을 소유하거나 정의할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윤리학’이라는 용어 역시 논쟁의 여지가 잇는데, 남성 지배 사회에서 유닐학은 항상 여성을 통제하고 무력하게하는데 사용되어 왓기 때문에 여성주의에는 더 이상 필요치 않은 것으로 인식되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주의가 어떤 면에서는 사람들의 가슴과 마음을 얻기 위한 투재이라고 할 때, 남성지배의 정당성의 토대를 무너드리는 도덕 비판의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앨리슨 재거가 주창한 ‘여성주의 윤리학’이란 무엇인가? 먼저 실천적 차원에서 여성의 예속이 도덕적으로 그르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여성주의 윤리학은 첫째, 여성의 예속을 영속화시키는 행위와 실천들에 대한 도덕적 비판을 정교화하는 것 둘째, 그러한 행위나 실천에 저항하는, 도덕적으로 정당화 가능한 방법을 처방하는 것 셋째, 여성해방을 증진시킬 수 잇는,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대안을 전망하는것을 목표로 한다.

이론적 차원에서 서구 여성주의 윤리학은 서양 도덕 철학에 여성에 대한 가치절하가 어떤 식으로 내재해 있는지를 탐구하며, 여성의 도덕적 체험을 존중하는 도덕 이론을 발전 시키고자 한다.

이와 같은 강연을 통해 서구의 두 여성주의 학자가 우리에게 보여준 것은 자신드르이 여성주의 역사를 논쟁과 실천, 그리고 타협에 의한 하나의 과정으로서 소개하는 겸허함이었으며, 또 하나의 그러한 과정을 가진 우리의 여성주의와 대화하려는 기꺼운 연대에의 희망이었던 것 같다.

이제로 과제로 남는 것은 우리의 여성주의가 어떻게 지역적인 구체성과 특수성에 발을 붙이면서도 지구적 차원의 연대에 합류해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