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여건 측면에서 도서관을 점검한다

얼마 전 중앙일보에서 실시한‘대학 평가 - 도서관 부문’에서 본교 도서관은 일반현황과 전산화현황에서 고른 득점을 얻어 포항공대·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이어 종합 4위를 차지했다.

평가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의 경우 총 장서수가 1백79만여권, 포항공대의 경우 학생 1인당 총 장서수 2백22.9권, 포항공대·KAIST의 경우 학생 1인당 좌석 1개 보유로 나타났다.

한편 본교우 경우(9월10일 현재) 총 장서수가 1백7만여권, 학생 1인당 장서수가 72.1권, 좌석 1개당 학생수 3명이다.

하지만 이같은 평가항목에 대해 이의의 목소리가 높다.

높은 점수비중을 두고 있는‘열람석당 학생수’에 대해 정보봉사과정 박문자씨는“도서관 본래의 목적이 독서실이 아닌 정보 서비스이기 때문에 평가항목으로 적절하지 않다”며 또한 단과대학이 아닌 정원이 많은 종합대학의 경우 공간상으로도 1인1좌석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장서수의 경우도 지난해 교육부의 대학평가 때문에 각 대학에서 필요이상의 장서구입이 있었던 것은 다 아는 사실로 양보다 질이 중요함을 고려할 때 의문이 드는 항목이다.

또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장서 수나 정기간행물의 종류가 많은 것보다 얼마나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정보화사회와 도서관 정보 네트워크(나남)」을 펴낸 유사라교수(서울여대 문헌정보학과)는“정보화시대에서 도서관의 성공여부는 도서관 정보망이 얼마나 원활이 운영되는가에 달렸다”라고 말하고 있다.

일년에 수도 없이 쏟아지는 전국의 석·박사 학위논문을 다 비치해 둘 것인가? 끊임없이 늘어만가는 정기간행물이 계속 그 많은 공간을 차지해야 하는가? 자동차에 대한 기사 자료를 얻고 싶으면 관계된 정기간행물을 다 뒤져야 하는가? 조선왕조실록에서 탕평책에 대한 부분을 보고 싶다면 색인을 찾아 4백여권의 책에서 일일이 찾아내 복사를 할 필요가 없다.

CD롬 한장을 PC에 걸쳐놓고 키보드만 몇번 누르면 아주 쉽게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고 인쇄까지 돼기 때문이다.

석·박사 학위논문은 인터넷이나 CD롬을 통해 검색하면 되고, 정기 간행물도 CD롬을 통해 주제어만 누르면 그와 관련된 모든 기사자료를 볼 수 있다.

본교 도서관의 경우 이같은 시스템은 단연선두. 이번 중앙일보 평가에서도 CD롬 등 전자정보자원(비도서자료)부문에서는 29만3천여종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 9만4천여종으로 2위를 차지한 한양대 안산캠퍼스보다도 월등한 수준이다.

또 88년부터 가장 빨리 시작한 전산화 시스템을 이용, 이용자가 쉽게 자료를 검색할 수 있고 인터넷 여행을 통해서 국내 뿐 아니라 국외 타대학의 도서관의 자료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CD롬 이용현황은 꾸준이 늘어 9월 한달 동안 1천15건을 이용, 하루 50여건의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현재는 참고실에 있는 PC 두 대로 이용할 뿐이나, 전자정보실이 개설되면(9일(수) 개설 예정) 10대의 PC와 프린터가 더 설치 돼 줄을 서지 않고도 CD롬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정보자원개발과장 구화자씨는“도서관이 전자정보화되면서 사서 등의 인력이 많이 필요하고 예산이 무척 많이 들기 때문에 무조건 디지털도서관만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인쇄매체 자원과 전자정보자원을 함께 발달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CD롬의 경우 각각 메뉴얼이 틀려 사서가 일일이 설명을 해주어야 하고 인터넷 자료를 검색할 때도 사서의 도움이 있어야 빠른 시간에 원하는 자료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와 같이 전자정보자원이 더 편리한 경우도 있지만 책 한권으로 원하는 정보가 충족되기도 하기 때문에 전자정보자원과는 별도로 충분한 양질의 장서를 보유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도서관이 학술여건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 관건은 원하는 양질의 자료가 충분히 있고(또는 다른 곳에 있는 자료를 충분히 검색, 이용이 가능하고) 그것에 얼마나 쉽게 접근해 이용이 가능한가이다.

따라서 자원의 소장 뿐 아니라 자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 개발과 교육도 함께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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