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의 모든 발달이 인생초기에 결정돼 성인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성인기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힘으로써 인간성장의 가능성에 대한 우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대니엘 레빈슨교수와 동료교수들이 40여명의 남성들(35세~45세)을 10여년에 걸쳐 추적연구하여 인생주기가 진화해 가는 과정을 밝혀낸 「남자가 겪는 인생의 사계절」이 그것이다.

여기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성인기의 발달은 인생구조와 변화과정으로서 개인의 인생구조는 일련의 시대와 시기들의 계열을 따라서 진화된다.

인생주기는 성인이전기·성인초기·성인중기·노년기의 네개의 시대로 구분되며 각 시대안에는 독특한 질적 특징과 발달과제들을 지닌 일련의 시기들이 줄지어 있는데, 그 질적 특징과 진행원리가 마치 자연의 사계절에 비유된다.

한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옮아갈때는 환절기가 있듯이 인생의 한시대에서 다른 시대로 들어갈 때도 두 시대를 교차하는 전환기가 있다.

즉 성인 발달은 변화와 안정의 순환과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통적인 발달의 원리 위에서 인생은 개인이 어떤 꿈과 가치를 추구해왔고, 또 환경이 그에게 어떤 가능서과 제약을 가했고 그가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느냐에 따라 개인의 인생은 각기 독특한 특징을 지닌다.

여기에서는 남자들이 겪는 다섯개의 발달계열을 제시해줌으로써 개인의 인생이 보편적인 발달원리위에서 어떠헥 독특성을 지닐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각 시대마다 개인이 해결해야할 보편적인 발달과업들과 심리적인 갈등들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즉 성인초기에는 꿈, 직업, 결혼관계, 스승관계를 형성하는 발달과제가 있으며, 중년기에는 자신의 내부에 존재하는 젊음.늙음, 창조성, 파괴성, 남성성/여성성, 애착/분리의 양극성을 통합해 나가는 개별화과정이 중요한 발달과제임을 밝히고 있다.

도한 중년의 전환기는 인생에서 가장 심각한 발달적 위기라는 의미에서 ‘중년의 위기’라는 용어로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중년기 위기’에 대한 발견은 중년기에 겪는 심리적인 문제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통찰을 주고 있다.

피험자 들의 연령이 연구초기에 35~45세의 범위에 있었기 때문에 연구의 초점이 주로 성인초기와 중년기에 맞추어져 있는 점이 아쉬우나, 그 이전과 그 이후 노년기까지의 발달과정은 명인사의 자서전, 예술작품, 그리고 탈무드, 공자, 솔론 등의 고전을 이용하여 확대해서 추론되고 있다.

특히 성인 초기와 중년기에 대한 이론은 피험자의 면담내용을 토대로 추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네명의 남자들의 인생역정이 소개됨으로써 우리의 인생이 도전과 발전 성취와 환희, 그리고 실패로 인한 좌절과 상실감으로 채색되어 있음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여기에 제시된 이론들은 재검증이 필요한 잠정적인 가정이긴 하나, 지금까지 퇴화와 감퇴의 과정으로만 생각되어 왔던 성인기가 끊임없는 변화와 성장의 과정임을 시사하고 있는데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그리고 인생의 각 시기와 그 시대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성장의 모습을 전 인생주기의 진화과정이라는 전반적인 흐름안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잇다.

비록 피험자들이 남성들에게 국한된 아쉬움이 있지만, 이러한 인간발달에 대한 통합된 조망은 학문을 하는 사람들에겐 성인발달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출발점을 제시해 주고 있으며 개인에게는 자신의 인생과정을 이해하고 수용해서 더욱 성숙한 삶의 방향을 모색해 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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