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부터 같이 아르바이트를 한 20학번 후배가 있었다. 일하면서, 너무 반가운 마음에, 마치 다시 학부생이 된 느낌처럼 수강 신청에 대해 먼저 친근하게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여전히 수강 신청은 힘들고, 듣고 싶은 걸 못 들었다는 것과 코로나로 인해 동기들을 못 봐서 학교에 다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을 봤다.

나도 사실 같은 고민을 했다. 집안에 막내로서 사실 나는 외국에 대학을 다니고 싶었지만, 지원을 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그래서 명문인 이화를 위해, 열심히 고3 때 입시 준비를 해서 국제학부에 합격했고, 다른 남녀공학 대학들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수업 시간에 참여할 때도 여학생들을 발표자로 시키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던 옆 학교 선배의 말을 들어서였다. 발표 토론식 수업을 통해 더 학습효과가 큰 나로서는 이화가 제일 좋은 학교였다.

관심사 분야가 많은 나로서, 복수전공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복수전공 학생으로서의 차별과 시기, 질투 등 힘든 고난이 많았다. 근데 어렵게 어찌어찌해서 졸업은 했는데, 다양하게 관심 분야가 많았던 경제 쪽 분야나 경영 쪽 분야는 부전공할 수 있을 만큼 들었지만, 시간과 돈의 한계로 그냥 하지 않고 졸업을 했다.

나는 학부 생활은 두 번 다시 오지 않고, 성인이 되는 과정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했다. 고3도 중요하지만, 고3에게는 재수나 삼수의 기회가 있지만, 대학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래서 지금 후배들이 코로나 시기에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 교수님에게 어필해서 증원해달라는 식으로 절절매야 하는 식의 수강 신청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전공필수로 들어야 하는 것 외에도 전공선택을 다른 학부 수업도 인정하는 식으로 폭을 좀 넓혔으면 좋겠다. 정말 사회 나가서는, 하나만 공부해서는 살아남지 못하는 구조이다. 나 또한 따로 회계 공부를 해야 했었고, 전공 외에 따로 공부해야 하는 게 정말 더 많았고 따로 돈을 내고 학원에 다니는 힘든 시기가 있었다.

내가 제안하고 싶은 건 1년 학업 수행 계획서를 작성해서, 교수님들도 1년 단위 수업을 준비할 수 있게, 수강 신청 대란이 없고, 듣고 싶은 것 못 듣고 수강 신청 시기에 방황하는 학생들을 좀 더 챙겨주는 이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떼는 말이야”가 아직도 “현재도 똑같아요. 선배님”이 답변이 아니라 “그때는 정말 힘들었겠어요! 저희는 그렇지 않아요. 다행이네요.”라는 답변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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