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대학가 동향을 살펴보다

12일 오후3시30분 경 ECC 내일 라운지에서 공부하는 학생. 김지원 사진기자
12일 오후3시30분 경 ECC 내일 라운지에서 공부하는 학생. 김지원 사진기자

10일 오후5시, 수업이 끝난 학생들이 정문으로 우르르 걸어나온다. 방역 강화를 위해 테이프로 묶어뒀던 ECC 라운지의 의자도 제자리를 찾았다. 1일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행함에 따라 대학도 대면수업을 시작했다. 조금씩 일상을 회복하고 있는 대학가의 모습은 어떨까.

 

교내시설 재개관, 학생들로 북적이는 캠퍼스

체육과학부 농구동아리 EFS 부원들이 12일 본교 체육관에서 농구 연습 후 찍은 사진. 제공=EFS
체육과학부 농구동아리 EFS 부원들이 12일 본교 체육관에서 농구 연습 후 찍은 사진. 제공=EFS

대학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본교는 10월29일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 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 방향에 따라 1일부터 대면 수업을 재개했다. 50명 이하 강의는 학생이 원할 경우 대면으로 수강 가능하며, 실습 강의의 경우 전면 대면으로 운영된다. 본교의 경우 현재 555개의 강의가 대면 수업(선택)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숙사 내 열람실과 체육시설, 세미나실과 더불어 ECC 라운지와 피트니스 센터, 학문관 라운지 등 본교 내 시설도 다시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이전 ECC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했던 이영(과교·17)씨는 재개관 이후 다시 센터에 등록했다. 이씨는 “재학생 할인 혜택도 있고 학교 내부에 위치해 있는 점이 좋아서 다시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학교 시설이라 외부 헬스장들보다는 방역 수칙이 강화돼 운영되는 편인 것 같아요. 건강을 위한 체육시설인 만큼 재개관해서 좋고, 이용자들이 방역 수칙을 잘 지키면 헬스장 내에서도 바이러스 확산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체육관의 경우 1일부터 공간대여 신청을 통해 최대 10명의 학생들이 자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한다. 이에 따라 체육과학부 동아리들도 체육관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체육과학부 농구동아리 EFS 부원 조정연(체육·21)씨는 “항상 학교에서 연습을 못 하고 외부 체육관을 대관했어야 했다”며 “체육관 개방 소식에 동아리 부원들 모두 기뻐했다”고 전했다. 

 

발걸음 늘어난 학교 앞 상권, 방역 우려의 목소리도

8일 오후6시 경 정문 앞 주점 너스레의 풍경. 김지원 사진기자
8일 오후6시 경 정문 앞 주점 너스레의 풍경. 김지원 사진기자

학교 앞 상권에도 변화가 생겼다. 음식점의 경우 기존 오후10시까지였던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졌고, 캠퍼스 유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상권을 이용하는 사람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본교 정문 근처 일식당 리카는 영업일 기준 익일 오전12시까지로 영업시간이 변경됐다. 리카를 운영하는 강지훈(35·남·서울 송파구)씨는 “11월 이후 학교 근처에 학생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며 “아직 11월초지만 오후10시 이후에 방문하는 손님도 한 팀씩 늘고 있는 것 같고 매출은 약 20% 정도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좋은 정책인 것 같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평소 학생들이 많이 방문하는 주점인 너스레 역시 1일부터 운영시간이 변경됐다. 영업시간은 영업일 기준 익일 오전12시30분까지로 늘어났다. 8일 오후5시 경 너스레에 방문해보니 비어있는 자리가 거의 없었다. 너스레를 운영하는 오명옥(55·여·서울 은평구)씨는 “10월에 비해 더 늦게까지 영업해 손님이 늘었다”며 “10시 이후에도 3~4 테이블은 더 들어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씨는 “자영업자의 입장에서는 영업 제한을 완화해 주는 것도 좋긴 하지만, 아무래도 학생들이 많이 방문하다 보니 방역이 조금 걱정스럽다"며 방역 완화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백소연(경영·20)씨도 방역 완화 정책에 대해 “한국은 아직 확진자가 많은 상태라고 생각한다”며 “달라진 방역 정책으로 확산세가 빨라질까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겨울이라 실내로 사람들이 모이고 곧 연말이라 단체 모임이 늘어나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대학, 증명서 제출해야 시설 이용 가능해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도입하는 대학도 있다. 숭실대학교는 10월6일부터 백신접종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면 건물 출입이 가능한 스티커를 받아 학내 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인하대학교의 경우 1일부터 학습 공간 및 다중이용시설 등 교내 시설 이용에 대해 백신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도입해 시행 중이다. 인하대 총무팀은 “정상적인 학교생활로의 복귀를 위해서 점진적으로 학생들의 교내 활동을 증가시켜 정상적인 학업으로의 복귀를 도모하고자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숭실대 재학생 ㄱ(평생교육·20)씨는 “스티커만 붙이고 다니면 돼서 학교 출입이 잦은 저는 편리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학들의 백신 관련 지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인하대 재학생 오새하(미컴·21)씨는 “백신인센티브란 명칭으로 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것과 같다”며 “백신 미접종자 학생들도 불편함 없이 함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대책을 병행하면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본교는 현재 열을 측정하고 팔찌를 차면 건물 출입이 가능하다. 관리처 안전팀 관계자는 "교내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백신인센티브를 도입할 수는 있지만, 현재 총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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