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 영화감독과 함께한 ‘사랑할까, 먹을까: 기후 위기와 감염병 그리고 비거니즘’ 특강이 11일 오후3시30분 화상 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열렸다. 호크마교양대학(호크마대)에서 주관한 이번 특강에는 약 170명이 참 여했으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번 특강은 ‘글로벌 도시생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본교생들의 환경 감수성과 생명 공존에 대한 역량 강화를 위해 호크마대에서 주관하는 활동이다. 강연의 총괄을 맡은 이은아 교수(호크마교양대학)는 “최근 비거니즘(Veganism)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강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삶의 선택 과 실천으로서 비거니즘을 이해하길 바라며 강연을 기획 했다”고 전했다.

강연은 호크마교양대학 유성경 학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간과 자연의 공생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현장을 방문할 수 없어 아쉽다”며 “황윤 감독의 특강을 통해 우리가 왜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잃게 됐는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연은 본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황 감독에게 기후, 환경, 특히 비거니즘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황 감독은 영화 ‘잡식가족의 딜레마’(2015)의 감독이자 해당 영화의 숨은 이야기를 담은 도서 ‘사랑할까, 먹을까’의 작가다. 그는 영화 ‘작별’ (2008), ‘어느 날 그 길에서’(2008) 등 동물을 주제로 다양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황 감독은 “말하지 못하는 동물의 통역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비거니즘의 중요성을 건강과 기후의 관점에서 이야기했다. WHO(World Health Organization)의 발표에 따르면 소시지나 햄은 담배와 같은 1군 발암 물질이다. 그는 이 자료와 함께 “현대 사회에서 고기를 먹는 것은 ‘러시안룰렛’에 비유할 수 있다”며 “언제, 누구라도 육식으로 인한 식중독, 햄버거병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황 감독은 기후 변화와 비거니즘의 연관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유엔(United Nations)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모든 교통수단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율이 훨씬 높다. 황 감독은 “연구자에 따라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비율을 51%로 보는 사람도 있다”며 “우리가 육식하는 이상 기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비건 지향 사회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비건식 파티를 열고 비건 메뉴를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황 감독이 ’잡식가족의 딜레마’(2015)로 초청받았던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개막 파티에서 제공된 음식은 모두 비건식이었다. 2019 청와대 신년회에 초대 받은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신년회 메뉴가 떡국이라 고민하다 비건식으로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비건식 떡국을 제공해줬다”고 말했다.

질의응답 시간도 있었다. 다양한 질문이 오고 가는 가운데, 임지우(휴먼바이오∙18)씨가 “육식에 대한 믿음이 강한 주변인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질문 했다. 이에 황 감독은 “처음부터 너무 윤리적인 부분으로 접근하지 말라”며 “기후 위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 감독은 동물에 대한 착취를 멈추는 혁명에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혁명에 많은 이화인이 동참해 세상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강을 총괄한 이 교수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또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 지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