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연(컴공·20)씨, 강다빈씨, 김기현(국교·20)씨(왼쪽부터)가 1시간 반에 걸쳐 완성한 빼빼로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이주연 사진기자
안채연(컴공·20)씨, 강다빈씨, 김기현(국교·20)씨(왼쪽부터)가 1시간 반에 걸쳐 완성한 빼빼로를 들고 미소짓고 있다. 이주연 사진기자

“초콜릿이 완전히 녹을 때까지 잘 휘저어 주세요. 중탕이 되면 고무 주걱으로 막대 과자에 초콜릿을 꼼꼼히 발라주세요.”

봉사자들이 힘껏 팔을 휘저어 초콜릿을 중탕한다. 이내 양푼에 담긴 초콜릿이 보글보글 끓어오른다. 초콜릿이 다 녹자 봉사자들은 막대 과자에 정성껏 초콜릿을 바르기 시작한다. 형형색색의 스프링클(sprinkle)을 뿌려 장식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마포구립장애인직업재활센터(마포장애인센터)의 주관하에 이뤄진 빼빼로 만들기 봉사활동 현장이다.

본 활동은 11일 빼빼로데이를 맞아 취약 계층에 직접 만든 빼빼로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로,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본교 인근 나우쿠킹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봉사자들에게는 각각 초콜릿 300g과 16개의 막대 과자, 6종류의 스프링클 토핑이 제공됐으며 주방 곳곳에는 제작을 돕기 위한 현장 스태프들이 대기했다. 현장 스태프는 본교 소모임 ‘그루터기’와 마포장애인센터 소속 직원들로 구성됐다. 활동은 1시간30분씩 6회에 걸쳐 진행됐으며 총 59명의 봉사자가 참여했다. 

빼빼로를 직접 제작해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봉사활동은 행사를 주관한 마포장애인센터의 기획으로 처음 구상됐다. 마포장애인센터는 학교법인 이화학당에 소속된 본교 사회복지시설임에도 재학생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 홍보가 필요함을 인지했고, 교내 재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수제 빼빼로 만들기 봉사활동을 떠올렸다. 센터 산하에 제과제빵 업체 ‘수아밀’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본 활동을 통해 센터 소속 장애인 직원과 비장애인 봉사자가 함께 소통하며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기획을 구체화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든 과자로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잠시나마 미소를 선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기획했습니다.”

마포장애인센터 하강택 원장은 과거 센터 운영위원을 역임한 박지연 교수(특수교육과)에 해당 기획에 대한 조언을 구했고, 박 교수는 소모임 ‘그루터기’와 함께 본 행사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그루터기는 2008년 창설된 본교 특수교육과 내 소모임으로, 현재 12명의 부원이 소속돼있다.

그루터기는 본 행사의 홍보 및 인력 지원에 참여했고, 총 11명의 부원들이 진행 스태프로 활동했다. 그루터기 공동대표 설유진(특교·20)씨는 “본 행사를 통해 센터의 장애인 직원들과 협업할 수 있어 좋았다”며 “동시에 취약계층을 도울 수 있다는 점 자체로 의미 있었다”고 참여 계기를 밝혔다.

행사는 기획 초기 이화인 봉사자만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인원 확충을 위해 이화인이 아닌 봉사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대상이 확대됐다. 그루터기 부원들은 본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 인스타그램(Instagram)을 통해 홍보를 진행했고, 타대에 재학 중인 학생 또한 이를 계기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9일 활동에 참여한 단국대 ㄱ(미생물학·21)씨는 “친구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고 행사를 알게 됐다”며 “색다른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어 참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활동을 통해 봉사자들은 인당 16개의 빼빼로를 제작했으며, 그중 8개의 빼빼로는 취약계층 전달을 위해 센터 측으로 전달됐다. 취약계층에 직접 전달을 희망하는 일부 봉사자들은 제작한 빼빼로를 전부 수령했다. 모금을 위해 센터로 전달된 빼빼로는 총 59상자로, 마포장애인센터와 성산복지관, 마포복지관 등 복지시설 이용자에게 기부 완료됐다.

활동에 참여한 송지민(컴공·20)씨는 “직접 만든 빼빼로를 취약계층에 전달할 수 있어 뜻깊게 느껴진다”며 “빼빼로를 전달받은 분들이 특별한 날을 기분 좋게 보내시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강다빈(국제사무·19)씨는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이 있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하 원장은 “추후에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협업해 장애인 생산품을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라며 구상 중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나눔 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루터기 설 대표는 “장애인과 협업하는 활동에 부담 없이 즐겁게 참여해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장애인과 함께 활동을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로 노력하면 원활히 소통하며 진행할 수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