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보러 평창에 갔다. 서울보다는 많았지만 쏟아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모두의 카메라에 하늘을 가득 채운 별이 담겼다. 별들은 그 하늘을 다 덮고 있었다. 지금도 하늘엔 별들이 그렇게 빛을 내고 있을 테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놓고 10초에서 15초 동안 길게 촬영하면 내 눈이 놓친 빛들을 발견할 수 있다.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도 그만큼의 세상이 존재한다는 게 새삼 놀랍다.

평창에서 나는 사진을 통해 별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느끼고도 행복해했다. 서울에서보다 더 많은 별을 평창에서 보고, 내 두 눈으로 본 것보다 더 많은 별을 찍었다. 평창에 다녀온 후 나는 가끔 보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서울의 밤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다. 어린 왕자는 사막이 아름다운 건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고, 별이 아름다운 건 보이지 않는 장미 한 송이 때문이라고 했다. 오늘 밤, 서울의 밤 하늘이 아름다운 것은 보이지 않는 별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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