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1년 반 이후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은 학생들의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대면으로 이뤄지던 일들이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본교도 3학기째 비대면 방식 중심의 학기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는 학생들의 휴학 결정에도 영향을 끼쳤다. 본지가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구글(Google) 설문지를 통해 2019~2021년 휴학했던 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5%(복수 응답 가능)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학기 운영에 불편을 느껴서 휴학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와 그로 인한 비대면 학기 운영이 휴학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대학정보공시 재적학생 현황에 따르면 본교의 2020년 휴학생수는 2596명, 2021년 휴학생수는 2255명이었다. 이들은 코로나19, 비대면 학기 운영의 어떤 부분에 불편을 느껴 휴학을 결정하게 된 것일까? 본지는 코로나19로 휴학을 결정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교 시설 이용 제한, 학생들 불편 호소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로 휴학을 결정한 학생 중 82.2%(복수 응답 가능)가 ‘학교 시설 이용 제한’으로 불편을 느꼈다고 답했다. 특히 실습·실기 활동이 많은 예체능 계열 학생들은 학교 시설 이용 제한으로 실기실 사용 및 실기 수업 수강에 큰 불편을 겪었다.

배민영(동양화과·20)씨는 “학과 특성상 크기가 큰 작품을 많이 제작하는데, 실기실 이용에 제한이 있어 작업에 불편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김주인(체육·18)씨 역시 학교 내부 시설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체육 실기 과목을 수강할 만한 대체 공간을 찾느라 어려움을 겪었다.

교내시설 이용 제한 문제는 등록금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고 학생들의 휴학에도 영향을 끼쳤다. 교내 시설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등록금은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동일하게 납부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윤세희(의류산업·17)씨는 “학교 시설 이용에 대한 개선이 어렵다면 등록금 감면 및 추가 학점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의 재탕’으로 인한 수업의 질 저하도 문제

휴학 결정의 또 다른 사유는 ‘수업의 질 저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2.2%(복수 응답 가능)가 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ㄱ(한국음악·18)씨는 교수가 녹화 강의를 진행할 때 이전 학기에 사용했던 강의 영상 및 자료를 재활용하는 ‘강의 재탕’ 문제를 지적했다. 강의를 다시 쓰는 것이 수업의 질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기대감 및 만족도까지 저하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ㄴ(교육공학·19)씨는 녹화 강의 동영상의 음향 문제, 화면이 계속 끊기는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피로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ㄷ씨는 “비대면 학기가 3학기를 넘기고 있는 지금까지도 강의 플랫폼 이용에 능숙하지 않은 교수들이 있다”며 수업의 질 저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수진과 학교의 노력도 필요함을 강조했다.

 

비대면 학기로 고립되는 학생들

ㄷ(서양화·19)씨는 코로나19 이후 인간관계가 좁아졌다고 느꼈다. 비대면 학기 운영으로 동기들을 자주 만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21년 신입생으로 들어온 전혜경(건반·21)씨는 “아직까지 동기들의 이름도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코로나19로 휴학을 결정한 학생들의 53.3%(복수 응답 가능)가 ‘학우들과의 친분 형성이 어려움’에 불만을 느꼈다고 답했다. 그만큼 학생들이 비대면 수업 진행으로 인해 체감하는 고립감은 상당했다. 이는 학생들의 감정적인 영역뿐 아니라 학업 수행에도 지장을 줬다. 황도희(화학·20)씨는 “토론이나 팀 과제를 통해 다른 학생들과 교류하는 수업들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줄었다”고 전했다.

 

대면·비대면 혼합 운영 방식으로 단점 일부 개선돼

코로나19로 휴학 후 2020학년도 2학기 이후 복학한 학생들은 휴학 이전과 비교했을 때 대면·비대면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 예체능 계열 학생들의 실기실 사용이 어느 정도 가능해진 점 등 개선된 사항이 있었다고 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해 10월 말까지 모든 수업이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되지만, 본교가 기존에 공지한 2학기 운영 방식은 대면·비대면 혼합 방식이다. 예체능 계열 실기실 또한 제한적으로나마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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