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노력하고 있으나 어려운 점 많아”

8월24일 학생문화관 1층 게시판에 분반 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수업이 충분히 개설되지 않아 등록금을 내고도 듣고 싶은 수업을 듣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대자보를 읽은 김우정(경제·19)씨는 “학생들의 학업 계획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 과목들의 분반만큼은 반드시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김지원 사진기자
8월24일 학생문화관 1층 게시판에 분반 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수업이 충분히 개설되지 않아 등록금을 내고도 듣고 싶은 수업을 듣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대자보를 읽은 김우정(경제·19)씨는 “학생들의 학업 계획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 과목들의 분반만큼은 반드시 확충돼야 한다”고 말했다.김지원 사진기자

 

8월24일 본교 학생문화관에 '매년 반복되는 분반 부족, 학생이 아닌 학교가 책임져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 게시자 장은아(중문·19)씨는 분반 부족 문제 대응에 있어 학교가 학생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악순환이 매 학기 거듭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장씨는 “학교가 학생들을 책임져 주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은 스스로 분반 수요 조사를 하고 간절한 증원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한다”며 “학생들의 수업권은 학교에서 마땅히 보장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주장했다.

 

대자보 본문에는 필수교양과목과 전공필수과목 분반이 적게 개설돼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상황이 언급돼 있다. 장씨는 그중 2019학년도 이전 입학생의 필수교양이었던 <나눔리더십>을 들어 “올해도 '<나눔리더십> 수업을 잡는 데 실패했다'는 학생들의 한탄이 들려왔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 차원에서 진행하는 모든 계열 교과목 수요 조사, 분반 부족 대책, 분반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학생과의 면담 자리 등 구체적인 방안을 설정해 2학기 수강 정정 기간까지 분반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지적만 26년째…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분반 부족 문제

이 같은 분반 부족 문제는 오랜 기간 해결되지 못한 채 이어져 온 고질적인 문제다. 지난 본지 기사를 분석해본 결과 분반 부족 문제는 1996년을 기점으로 현재까지 20번이나 보도됐다. 본지 1057호(1996년 3월11일자)에 따르면 ‘가장 기본적인 전공과목의 수강 가능 여부조차 걱정해야 하는 학생들의 현실이 한심스럽기까지 하다’고 비판했으며, 본지 1293호(2006년 9월11일자)에서는 '뒤늦게 분반과 정원을 늘리는 등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행정을 언제까지 되풀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보도 시기로 따져봤을 때 분반 부족 문제와 사전에 분반 확충하라는 학생들의 요구는 약 26년간 되풀이됐고, 2021년 현재까지도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분반 부족 문제, 노력하고 있으나 어려운 점 많아

대자보를 확인한 교무처 수업지원팀은 “매 학기 교과목 개설 시 학과별 상황에 맞게 사전 수강 수요조사 시행을 권장하고 있다”며 “수강 신청 기간 종료 후 수강 신청 현황을 토대로 추가 개설이 필요한 과목에 대해 교무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학생들의 수강 수요가 있고 개설 학과에서 담당 교수 섭외, 강의실 배정 등 제반 여건을 검토해 분반을 요청할 경우 승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무처의 권고에 따라 경영대학(경영대)은 2학기부터 학생회 수요조사 보고서를 참고해 강의를 마련하고 있다. 경영대 행정실은 “교과목의 정원 설정은 교원의 권한이므로 행정실에서 미리 총량을 결정해 정원을 강제할 수는 없으나, 학장의 제안에 따라 경영학부 전공필수, 전공기초 교과목 정원을 최소 70명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권유해 수강 신청 시 추가 수요가 넘치는 것을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전에 분반을 확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경영대 행정실은 “분반을 추가로 개설하는 데 있어 각 교원의 의사결정은 학생들의 수강 신청 초과수요 상황을 인지한 후에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강사법 시행에 따라 강사 및 비전임 교원의 채용은 공채로 진행해야 하므로 부족한 분반을 추가로 개설하기 위해 강의 교원을 즉각적으로 채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자보 게시자 장은아(중문·19)씨는 “단대별 행정실에 의무적으로 분반 확충 수요를 받는 공식 창구가 생기면 학생들이 전화나 메일을 돌리는 수고가 적어지리라 생각한다”며 분반 관련 공식 창구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또 “단대별로 여건이 되는 한 최대한 개설해 준다고 하는데, 여건이 되는 한이 아니라 여건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장씨는 대자보를 붙이기에 앞서 8월22일부터 4일간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을 통해 연서명을 받았다. 총 67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3명의 학생이 연대자보를 작성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