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미접종된 백신폐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네이버 앱을 통해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김지원 사진기자
질병관리청은 미접종된 백신폐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네이버 앱을 통해 잔여백신 예약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김지원 사진기자

 

“드디어 잡았다! 너무 행복해요.”

김가영(국교·21)씨는 7일 화이자(Pfizer)사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 항상 1초만에 예약이 마감돼 잡기 힘들었지만, 2주 동안 매일 시도한 끝에 접종 예약에 성공했다. 주변에서는 10부제 예약을 하는 중이지만, 김씨는 1차 접종을 완료해 전자예방접종증명서 어플(COOV)로 증명서도 발급 받았다. 

20대들 사이에서 잔여백신 접종 예약이 화제다. 제한된 백신 수량탓에 상대적으로 순번이 밀렸던 20대들은 스스로 백신접종을 모색했다. 그들은 다른 세대에 할당됐으나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잔여백신 예약을 택했다.

 

스스로 정보를 찾아 접종하는 20대

가족 구성원 중 코로나19 감염에 치명적인 기저질환자가 있던 김씨는 항상 코로나19로 마음 졸였다. 주변 지인이 확진됐단 소식과 본인의 확진자 접촉 소식에 가슴이 철렁했던 적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들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신에 대한 간절함은 커져만 갔다. 그러나 사회필수인력도 아니고, 젊은 층에 속한 그에게 백신은 머나먼 이야기였다. 전전긍긍하던 와중 그는 잔여백신에 대해 알게 됐다. 

“백신에 대한 부정적 기사들을 많이 접해 무서움도 컸지만 통계들을 찾아보며 드문 확률을 확인했고 접종을 결심했어요.”

하지만 접종 예약은 쉽지만은 않았다. 잔여백신 발생 알림이 온 후 잔여백신은 항상 1초만에 사라지기 일쑤였다. 또 주어진 관련 정보도 없어 학교 에브리타임(everytime.kr)과 네이버(Naver)를 열심히 검색해야 했고, 2주 동안 계속 시도한 끝에 그는 화이자 잔여백신 접종에 성공했다. 

홍예진(20·경영)씨 역시 백신의 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는 뉴스들을 접해 평소 백신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 지인들이 공유한 잔여백신 접종 후기나, 인터넷 게시글들에서 많은 이들이 잔여백신을 잡으려는 모습을 통해 이전에 갖고 있던 경계심이 차츰 누그러졌다. 

“주변 지인들의 백신 인증 후기들을 통해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졌고, 하나의 추세라 생각해 접종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20대에게 할당된 백신이 없었기 때문에 홍씨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어떤 포털사이트에서 예약이 더 빨리 되는지부터 시작해 대기 중이라고 떠 있는 근처 병원으로 알람 수신을 재설정 하는 방법, 잔여백신 지도를 켜둔 상태에서 알람이 울리면 바로 눌러야 한다는 것, 컴퓨터보다는 핸드폰이 더 빠르다는 점 등을 알게 됐다. 

 

정보를 공유하고, 기록해 하나의 유행을 선도하는 20대

7월30일에 모더나(Moderna)를 접종했던 박채원(정외·21)씨는 지인들과 다른 종류의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우려됐다. “화이자는 2차가 아프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모더나는 1차도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이 됐죠.” 

박씨가 택한 방법은 기록이었다.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게시글을 만들어 매시간 어떤 증상이 있는지 기록했다. ‘접종 1시간 후(13:00) 바로 타이레놀 두 알 삼킨 후 점심 먹음. 멀쩡함. 팔 움직이기 힘든 것 빼고는 딱히 증상 없었음.’ 박씨가 올린 기록이다. 그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접종 예약부터 접종 당시, 접종 이후까지의 일이 상세히 적혀있다.  

 

잔여백신 접종에 관한 박채원씨 인스타그램 기록. 제공= 박채원씨
잔여백신 접종에 관한 박채원씨 인스타그램 기록. 제공= 박채원씨

 

박씨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은 지인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 박씨의 게시글에서 정보를 얻어 잔여백신을 잡은 지인들도 있었고, 잔여백신의 존재를 몰랐던 친구들에게도 잔여백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18세~49세를 대상으로 실시된 코로나19 예방접종 10부제 예약 이후에도 박씨의 지인들은 그의 게시글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김씨 역시 백신접종예약이 완료되자마자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진을 첨부하며 예약 인증을 했다. 이후 개인 블로그에 맞게 된 경위와 백신, 이상 반응 등을 공유했다. 그는 “백신접종을 망설이는 벗들에게 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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