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보상 필요하다는 학생들 반응 잇달아

 

출처=이대학보 DB
출처=이대학보 DB

2021학년도 2학기 학부 수강가능학점이 최대 24학점에서 3학점 줄어든 21학점으로 공지됐다. 교무처 학적팀 이해숙 팀장은 “안정된 상황에서 더 이상 3학점을 추가로 부여할 필요가 없다”며 “지난 학기의 경우 대학원 수강가능학점 추가와 맞물려 학부 또한 추가 3학점 연장을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 팀장은 수강가능학점을 늘린 이유로 2020학년도 1학기 갑작스레 내려진 전면 비대면 결정을 비롯해 준비되지 않았던 비대면 수업에서 기인한 학생들의 혼란을 보상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수강가능학점의 하향 조정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이 팀장은 “비대면 학기 체제가 4학기째 이어지며 많은 학생이 적응한 상태”라며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수강가능학점이 21학점으로 늘어난 학생의 수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현 상황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처한 상황이 각기 다르기에 접근 방식은 상이하지만 학습 환경의 개선을 촉구한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한마음이다. 학적팀은 “수강가능학점 인상을 시행하고 있는 타대 사례가 없으며, 수강신청 경쟁 과열과 수업의 질 저하와 같이 추가 3학점 제도가 가진 단점이 여실하다”고 이화에 바란다를 통해 밝혔다.

 

추가 3학점 부여, 가장 적절한 보상책

“등록금 반환보다도 더 필요한 보상이었습니다.” 김해인(식품·16)씨는 수강가능학점 인상이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보상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어차피 채워야 하는 학점이 있고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비대면 전환으로 인해 늘어난 여유시간을 학점을 통해 채울 수 있기 때문에 유용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학적팀이 수강가능학점 하향 조정 사유로 밝힌 수업의 질 저하 또한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교수님과 더 많은 이메일과 상담을 통해 비대면 교류가 증가했고 문서화를 통한 정리가 수업 이해에 도움이 됐다”고 말한 김씨는 “(비대면 수업이) 형식의 변화라고 생각하지, 수업의 질 저하라고 생각되진 않는다”고 전했다. 

정은형(철학·19)씨 또한 마찬가지였다. 2021학년도 1학기에 23학점을 수강한 정씨는 “비대면으로 전환돼 수업 이동시간이 단축돼 더 많은 수업을 듣는데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며 “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더 빨리 채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수강가능학점 하향 조정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운 의견을 나타냈다. 정씨는 “2020년 1학기처럼 등록금을 환급해 주는 것도 아니고, 지난 학기처럼 3학점 추가를 해주는 것도 아닌데 비대면 강의로 인한 강의 질 저하를 보강해줄 방법이 없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누릴 수 없어 실용성과 형평성이 떨어지는 제도

수강가능학점 인상은 적합한 보상이 아니었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서예희(건반·18)씨는 “모든 학우에게 보상이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수강가능학점 인상은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기 수업이 중요한 학과인 만큼 서씨에게 수업 비대면 전환은 치명적이었지만 수강가능학점 인상은 이를 개선해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서씨는 계속되는 연습실 폐쇄와 비대면 수업 등으로 학부 생활의 질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전화로 진행되는 레슨에서는 복잡한 코드의 음을 구분할 수 없어 악보의 암기 여부만 확인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하지만 보상으로 제공된 추가 수강가능학점은 서씨에게 실용성이 없는 제도였다. “하나에 1~2학점이 대부분인 음대 수업으로 24학점을 채우기 위해서는 10개가 넘는 과목을 신청해야 한다”며 서씨는 “수업이 많이 개설되지 않아 더 들을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서씨는 기존에도 힘들었던 전공과목 수강신청의 난도만 올랐기에 등록금 환급과 같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른 형태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많은 학생은 수강가능학점이 인상된다 해도 수강신청을 성공하지 못하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수강가능학점의 인상이 비대면 전환으로 인해 저하된 수업의 질을 회복시킬 수는 없다는 점을 꼽으며 형평성과 보상의 적법성 면에서 어긋난다고 입을 모았다.

수강가능학점 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해도 추가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결정된 수강가능학점의 하향 조정이 달가운 것은 아니었다. 남은우(사회·19)씨는 “코로나 시국이 장기화해도 대면 수업을 참여할 수 없는 것은 동일하다”며 온라인 강의와 대면 강의의 질의 차이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변동 없는 등록금을 내고 있는 학생들에게 남씨는 “추가 3학점 시행이 학교가 기꺼이 학생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는 옵션”이라고 말했다. 조채연(커미·20)씨는 “추가 3학점 자체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지만 추가적 조치도 시행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의견을 더했다.

 

타 대학 사례 없어... 비대면 수업 질 개선 위한 학교의 노력 이어져

본교를 포함한 서울 5개 대학(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연세대)의 코로나19에 대한 학교 차원 대응을 조사해본 결과, 대응 양상은 타대와 본교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었다. 등록금 환급을 실시한 학교는 5곳 중 4곳이었으며 모두 2020학년도 1학기에만 장학금 형식으로 지급했다. 또한 수강가능학점인상의 경우에도 본교가 가장 오랫동안 유지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등록금을 인하한 학교는 5곳 중 0곳이었다. 

이에 대해 김해인씨는 본교와 타대를 비교하는 것이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대를 다닌다는 자부심이 있었다"며 "다른 학교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과 방안으로 절충안을 찾고 불편함을 극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강가능학점은 하향 조정됐지만 본교 또한 비대면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교무처 수업지원팀은 현재 두 가지의 서비스를 운영 중으로, 제공 내용은 학과와 단대 단위로 이뤄지는 비대면수업 관련한 온라인 간담회 진행 및 비대면수업 건의사항 제보 게시판 신설이다. 수업지원팀은 “2020학년도 2학기부터 게시판을 신설해 운영 중에 있으며, 학생들이 비대면수업에 대한 불만, 개선 사항을 직접 얘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 8월28일 업로드한 기사 원문에는 비대면 수업 관련한 게시판이 2021학년도 2학기부터 신설된다고 보도되었으나, 오보로 확인되어 이와 같이 수정합니다. 해당 게시판은 2020학년도 2학기부터 개설됐다고 교무처 수업지원팀은 전했습니다. 또 원문의 '간담회' 역시 '온라인 간담회'로 바로잡습니다. (수정일: 202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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