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하다 알바해서 모은 돈 200만 원 날렸어.”

“퀀텀 코인 오르긴 하는 거야?”

18일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 ‘벗들의 코인’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가상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해당 게시판에는 가상화폐의 가격 변동에 대한 본교생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가상화폐의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 투자한 학생들의 하소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컸던 2020년에 비해, 2021년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가상화폐에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상화폐 ‘도지코인’은 4월17일 기준 하루 거래 금액이 약 17조 원을 넘기도 했다. 이는 코스피 평균 거래액(14조9372억 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열정은 2030 세대가 이끌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2월 국내 가상화폐 애플리케이션의 이용자가 300만 명이 넘었으며 그중 2030 세대가 59%를 차지했다. 

 

가상화폐 위험성 알면서도... 코인 투자 뛰어드는 청년층

“가상화폐가 쓰일 미래가 올 거라 생각해요. 세계 동향만 봐도 가상화폐는 이젠 돌이킬 수 없는 시류이기에 코인 투자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양수명(경영∙19)씨는 2월 처음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했다. 즐겨보던 유튜브 채널 ‘아티엔바나나’에서 유튜버가 가상화폐 비트코인 투자를 추천한 후 실제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등한 걸 보고 관심을 가졌다. 이후 해당 유튜버의 영상을 통해 가상화폐에 대해 배우며 투자를 시작했다.

현재 양씨는 처음 투자한 금액의 40%에 달하는 금액의 이익을 얻었다. 그는 수익에 대해 “투자한 코인의 금액이 떨어져도 언젠가 오를 거라는 확신이 있어 쉽게 사고팔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코인은 작은 소식 하나에도 가격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재미를 목적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사람도 있었다.

“코인을 투자로 하기엔 위험성이 커서 저는 적은 금액으로 게임처럼 비트코인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변동성이 커도 재밌습니다.” 

박슬기(간호∙20)씨는 가상화폐에 대해 “지금으로선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아 위험하다”고 말했다. 4월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그는 “유튜브를 통해 도지코인을 처음 알게 됐다”며 “최근 재밌는 게임이 없어 심심하던 찰나 재미 삼아 시작했다”고 말했다. 

평균 5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단기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박씨는 가상화폐의 변동성에 흥미를 느꼈다. 실제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가격이 19일 오후10시20분을 기준으로 하루 만에 25% 하락했다. 그는 “결제도 간편하고 무엇보다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탈중앙화 화폐라는 점이 매력적이긴 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씨는 “가상화폐는 위험성이 커 투자보다는 투기에 가깝다”며 “앞으로도 나에게 일종의 게임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실행력 높은 청년층, 수익률 큰 가상화폐에 몰려

다른 세대보다 2030세대가 가상화폐 투자에 열정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청년층들의 투자 성향과 관련지었다. 본교 김세완 교수(경제학과)는 2030세대 사이에서 가상화폐 투자가 인기인 이유를 주식과 비교해 설명했다. 김 교수는 “가상화폐의 경우 가격 급락 폭이 주식의 3배”라며 “올해부터 주식이 많이 오르지 않는 추세라 고수익 상품인 가상화폐로 젊은 층들이 넘어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2020년 7월 미래에셋연구소가 발표한 ‘밀레니얼 세대, 신투자인류의 출현’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금융투자 시 5~10%의 중∙고수익을 추구하고, 직접 투자를 선호한다.

실제로 1월부터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목다인(글로벌간호∙20)씨는 투자 이유에 대해 “은행 이자보다 쏠쏠한 수익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가상화폐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 밝혔다.

에브리타임 ‘벗들의 코인’ 게시판의 개설자 반예원(사이버∙18)씨도 높은 수익성과 낮은 진입 장벽을 가상화폐 투자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소액을 투자할 때 코인 투자가 수익성이 좋다”며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김 교수는 2030세대의 가상화폐 투자에 대해 ‘위험한 투자 방식’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상화폐는 주식과 달리 내재된 가치가 전혀 없다”며 가상화폐와 주식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30세대는 기성세대 보다 적극적이고 본인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실행력이 높다”며 “그만큼 돈을 빨리 벌고 싶은 욕망을 올바른 방향으로 표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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