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데이클래스(One-day clas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통계청이 발표한 국민 여가 시장 규모는 2015년 94조원에서  2017년 114조원으로 성장했다. 이중 서울 지역 원데이 클래스 시장 규모는 1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20일 기준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instagram)에 원데이클래스를 해시태그해 올라온 게시물만 약 402만개이다. 원데이 클래스는 하루 동안 일회성으로 개설되는 수업을 말한다.

본교에도 원데이 클래스를 직접 운영하는 학생들이 있다.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 ‘원데이클래스’를 검색하면 댄스, 포토샵, 운동,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원데이클래스를 홍보하는 게시물을 찾을 수 있다. 

 

춤을 처음 추는 사람도 즐겁게, 댄스 클래스

제공=조은수씨
제공=조은수씨

조은수(경영∙18)씨는 본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벗도할수이따’ 방송 댄스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백현 ‘Candy(2020)’, 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2020)’ 등의 안무를 두시간 동안 가르친다. 

조씨는 “알바가 구해지지 않아 내가 잘 할 수 있는 댄스클래스를 떠올렸다”며 “춤을 처음 추거나, 학원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즐겁게 춤을 췄으면 해 원데이클래스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2018년 9월부터 클래스를 운영한 조씨는 “원래 혼자 운영했지만, 수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같은 댄스동아리를 하는 친구 5명이 클래스를 운영한다”고 전했다. 댄스 클래스라는 특성상 대면 만남이 불가피하기에 외부 연습실을 대여해 수업을 진행하며 코로나19로 수강생 인원은 최대 3명으로 제한한다.

수강생은 에브리타임과 이화이언(ewhaian.com) ‘알바하자’ 게시판을 통해 수강생을 모집한다. 경력, 클래스 수강 후기, 오픈채팅방 링크가 담긴 게시물을 통해 수강 신청을 받는다. 그는 “최근 본교 졸업생이 남편과 함께 수업을 들으러 온 적도 있다”며 “졸업생의 클래스 신청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조씨는 “댄스 클래스에 참여하는 수강생들이 ‘춤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 ‘앞으로 꾸준히 춤을 추고싶다’고 반응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3월 조씨의 댄스클래스를 수강한 강진주(독문∙20)씨는 “대면 수업이 없는 것에 아쉬움을 느껴 본교생을 만나기 위해 클래스에 참여했다”며 “이화 학생이라는 공통점을 가졌기 때문에 편했다”고 말했다. 

 

비대면으로도 할 수 있다, 영상 편집 클래스

서해영(커미∙17)씨는 2019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영상 편집 클래스를 운영했다. 서씨는 “휴학 당시 생활비를 벌고자 클래스를 시작했다”며 “상대적으로 친근히 느껴지는 재학생들을 타겟으로 영상 편집 클래스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서씨의 클래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취미 목적으로 수업을 신청한다. 서씨는 “간단한 브이로그 한 편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아온다”며 “전문학원 보다는 부담이 적은 원데이클래스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이후 지방에 있는 본가로 내려간 서씨는 수업을 비대면으로 수업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수강생에게 영상을 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보여줬던 과거 대면 수업과 달리, 화상회의 프로그램 스카이프(Skype)로 화면을 공유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서씨가 클래스에서 이용하는 어도비(Adobe) 편집 프로그램은 월마다 구독료를 지불해야 한다. 구독료에 부담을 느끼는 수강생을 위해 대면수업 진행시에는 프로그램이 이미 설치된 본인의 노트북 만을 사용해 수업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대면 수업 이후 각자의 컴퓨터로 영상 편집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자, 그는 수강생의 컴퓨터의 편집 프로그램이 깔려있는지 여부를 체크하기 시작했다.

2020년 서씨는 본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무료 클래스도 진행하기도 했다. 서씨는 “코로나로 본교 영상 동아리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며 “커미부에서 영상 동아리가 아니면 영상 편집을 배우기 힘들다고 생각해  에브리타임에 게시물을 올려 무료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김시연(교공∙19)씨는 4월 서씨의 영상 편집 클래스에 참여했다. 김씨는 “같은 이화인이기에 수업에 대해 더 신뢰가 가 신청했다”며 “하루만으로도 영상제작 관련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비전공자도 쉽고 재밌게, 취미 미술 클래스

임승주(서양화∙18)씨는 5월부터 취미미술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했다. 그는 “원래는 미술 과외를 했었다”며 “과외문의 오픈채팅방에서 원데이클래스 문의가 들어와 클래스를 시작하게 됐다” 전했다. 

그는 에브리타임 ‘과외학생 구해요’ 게시판과 이화이언의 ‘알바하자’ 게시판, 본교 내 오픈카카오톡채팅방을 통해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본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 그는 본인의 작업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원데이클래스를 진행한다. 임씨는 수강생의 취향을 반영해 작업할 그림을 골라 수업을 구성한다.  

수업은 약 두시간 동안 일대일로 진행된다. 그는 “수강생과 단 둘이 수업을 진행한다”며  “분위기를 풀기 위해 꼭 MBTI를 물어본다”고 말했다. 

그의 수업의 수강생들은 주로 미술과 관계가 없는 비전공자들이다. 그는 “수업시간 내 쉽게 그릴 수 있는 그림들을 준비한다”며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풍경 그림을 주로 선택한다”고 전했다.

전문 미술학원에서는 유화의 기름 냄새 때문에 주로 색연필이나 수채화를 재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임씨는 본교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생소한 유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그는 “잘 마르지 않아 잘 묻고, 기름 냄새가 심한 유화의 특징 때문에 작품이 마르는데 한달 이상이 걸린다”며 “완성된 작품은 작업실에 보관하고, 한달 이후 수강생분께 택배로 작품을 전달드린다”고 전했다. 

임씨는 “수강생들이 원하는 만큼 물감을 짜주다보니 재료가 빨리 떨어지지만 벗들과 함께 하는 수업이기 때문에 아깝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본교생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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