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 네이버(Naver)가 2월25일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서비스를 종료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네이버 측은 2월4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실검 대신 ‘데이터랩’ 서비스를 고도화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랩 홈페이지에서는 검색 데이터를 기간, 성별, 연령에 따라 분류해 제공한다.

실검에 대한 논의는 2005년 해당 서비스 시행 이후 줄곧 진행돼왔다. 실검을 통해 정치 및 사회 주요 이슈를 신속히 접하고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존재한 반면, 여론 조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폐지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해당 조치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실검 서비스의 폐지, 어떻게 생각하나?

 

조은수(독문·19)

네이버 실검은 사회의 뜨거운 감자였다. 실검이 사라진 현재까지도 실검 폐지에 대한 찬반이 치열하게 부딪치는 걸 볼 수 있다. 네이버 사이트 메인 화면에 걸렸던 실검은 정치적, 상업적인 검색어 조작으로 네티즌들의 신뢰를 잃어갔다. 어린아이들이 비윤리적 검색어에 적나라하게 노출되는 것 역시 심각한 문제였다. 실검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짜 뉴스를 판별하고 정보의 신뢰성을 능동적으로 판별할 수 있을 때 존재 가치를 가진다. 교묘한 가짜 뉴스가 만연해진 현시점에서 실검은 그저 포털이 커다란 권력을 잡게 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포털에 대한 법이 구체화되고 사용자들이 한층 더 성숙해진 후 실검의 존폐를 다시 논의해봐야 할 것이다.

 

 

 

이윤지(커미·18)

실검의 필요성이 미미해졌기 때문에 폐지됐으리라 생각하지만 이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단순한 가십거리들이 순위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꼭 알아야 할 사회적 이슈가 실검을 통해 수면 위로 올라온 적도 많았기 때문이다. 최근 '정인이 사건'과 같은 경우 '정인아 미안해'와 같은 검색어 노출을 통해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또 큰 화재나 홍수 등의 자연재해나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경우에도 검색어 순위를 통해 사건을 접할 수 있었다. 현재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재난 상황 또한 실검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따라서 실검 폐지가 조금은 섣부르지 않았나 생각한다.

 

 

 

최해빈(경영·18)

하루에도 수백, 수천 건의 기사들이 쏟아져 나온다. 실검은 수많은 기사 중 어떤 기사를 먼저 읽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시간적 여유가 줄어든 현대 사회에서 실검은 기사를 선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또 공감대를 형성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따라서 실검의 폐지로 인해 대중이 알지 못하고 흘려보내는 이슈가 많아질 수 있다. 사람들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의견을 피력하고 사회의 변화를 꾀한다. 실검이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만큼, 서비스의 폐지는 대중의 능동적 참여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 느껴진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