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기숙사 이하우스의 전경. 사진=김지원 기자
본교 기숙사 이하우스의 전경. 사진=김지원 기자

기숙사에 봄이 돌아왔다. 코로나19로 혼합 수업이 이뤄지는 가운데, 새 학기를 맞아 약 1500명의 재학생이 기숙사에 짐을 풀었다.

본교 기숙사에는 매년 약 4000명의 학생이 거주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면 비대면 수업이 진행된 2020년, 기숙사 거주생은 약 900명으로 줄었다. 방역을 위해 모두 1인실을 쓰도록 했기 때문이다.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수강하게 됐지만 기숙사 거주를 선택한 학생들이 있다.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지 않는 이들은 왜 기숙사에 사는 것을 택했을까. 동아리부터 대외활동, 캠퍼스 낭만까지 기숙사생들에게 다양한 이유를 들어봤다.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대학 생활

문지영(사교·20)씨는 이번 학기 I-House에 거주하고 있다. 21학점을 수강하지만 대면 수업인 과목은 없다. 본가인 경기도 양주에서 비대면 수업을 수강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고자 기숙사 거주를 선택했다.

문씨는 현재 교내 댄스동아리 활동과 교육 봉사를 병행하고 있다. 그는 학년이 올라가 공부량이 많아지기 전 아르바이트를 경험하고 싶어 일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가에 있을 때보다 열심히 살게 돼 좋다”며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 아르바이트를 하려면 학교 근처에서 생활해야 해서 기숙사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댄스동아리에서 문씨는 영상을 촬영해 인증하는 방식으로 활동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동아리에서의 마지막 해인 만큼 교내에서 연습하고 싶어 기숙사에 들어왔다”며 “방역 수칙은 철저히 지키며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숙사에 살면 본교 캠퍼스 내에서 이동하면 돼 편리하기 때문이다.

문씨는 마포구에 위치한 사회복지관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수학을 알려주는 교육 봉사도 하고 있다. 문씨가 속한 사범대는 졸업 요건으로 교육 봉사 6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그는 “기숙사에 들어와 동아리 연습과 병행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늦기 전에 교육 봉사를 시작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제공=장다예씨
제공=장다예씨

장다예(컴공·21)씨도 마찬가지다. 장씨는 이번 학기 수강하는 7개의 과목 중 한 과목을 제외하면 모두 비대면 수업을 듣고 있다. 그런데도 기숙사 생활을 선택한 건 교내외 활동을 경험하며 바쁜 삶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학과 동기들과 인공지능 관련 새로운 트렌드를 알려주는 AI 박람회에 다녀오기도 했다”며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과외도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공=장다예씨
제공=장다예씨

이들은 기숙사 생활이 부지런히 여러 경험을 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문씨는 “본가에서는 지금보다 게으르게 살았다”며 “이곳에서는 나를 챙길 사람이 자신밖에 없고 비싼 돈을 낸 만큼 더 열심히 살게 된다”고 말했다.

 

대면 수업 없어도 캠퍼스 생활은 포기 못 해

제공=정세은씨
제공=정세은씨

“일단 무작정 서울에 올라와서 서울살이를 해보고 싶었어요.”

E-House에 입사한 정세은(불문·21)씨는 서울에서 살고 싶은 마음에 기숙사 생활을 선택했다. 교수님과 동기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코로나19가 걱정돼 수업은 비대면으로 신청했다.

그의 본가인 광주광역시에서 학교에 오려면 4시간 동안 고속버스를 타야 한다. 본가와 학교를 오가기 어려운 만큼, 서울에 한 번쯤 살아보는 것이 그의 소원이었다. 그는 “본교가 신촌에 있어서 좋다”며 “정문 근처에만 가도 맛집과 다양한  가게가  있고, 교통 시설도 편리해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기숙사 내 카페, 편의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느꼈다.

기숙사에 거주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기숙사 생활 덕에 대학 생활을 최대한 즐기고 있다. 그는 “동기들과 만나 예쁜 캠퍼스를 거닐며 대학 생활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공=김정서씨
제공=김정서씨

8개의 과목 중 한 과목을 제외하면 모두 비대면 수업을 수강하는 김정서(중문·21)씨도 기숙사에 짐을 풀었다.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적응하며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기 위함이다.

김씨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이화인 유튜버들의 영상을 보며 캠퍼스 라이프에 대한 로망을 키워왔다. 그는 “ECC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브이로그를 보며 ‘나도 저기에서 공부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곤 했다”고 말했다.

본교의 모습을 담은 여러 영상을 섭렵한 그는 영상 속 기숙사의 전경에 매료되기도 했다. 그는 “기숙사에서 남산 전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기대됐다”며 “유튜브 영상에 나오는 기숙사가 아파트 형식인 점도 멋있고, 시설도 좋아서 꼭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낯을 많이 가리는 그가 본교에 적응하기까지 기숙사 생활이 큰 역할을 했다. 김씨는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어 우울했지만 같은 호실에 거주하는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다가와 주고 챙겨준 덕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다. 김씨는 “입사 전에는 코로나19 상황 속 단체 생활을 한다는 점이 위험하지 않을까 불안했다”며 “하지만 전부 1인실 생활을 하고, 본교에서도 식당 내 거리두기, 온도 체크 매일 하기, 시설 방역 등의 조치를 해서 안심하고 지낸다”고 말했다.

본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에 힘쓰고 있다. 입사생은 매일 체온을 측정한 후  건강 기록지를 제출해야 하고, 사실 외에서는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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