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데굴데굴 개발자 팀
제공=데굴데굴 개발자 팀

“지금 기숙사 올라가는데 ‘데굴데굴’ 필요한 벗 연락줘!”

최근 교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 게시된 글이다. 데굴데굴은 본교 한정 심부름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2020년 10월 6명의 본교생들이 모여 데굴데굴 앱을 출시했다. 데굴데굴을 통해 본교생들은 심부름을 요청하거나, 요청된 심부름에 ‘라이더(Rider)’로 참여한다. 심부름은 음식 배달은 물론 책 반납, 서류 전달 등도 포함된다. 앱에는 현재(3월3일) 1021명의 가입자가 있다.

 

이화만의 심부름 앱으로 상부상조

‘데굴데굴’은 본교와 근처 상권 중심으로 운영된다. 사용자가 데굴데굴에 심부름 요청 게시글을 올리면 심부름을 수행하고자 하는 라이더가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 매칭이 이뤄진다.

다른 심부름 앱과의 차별점은 사용자 모두가 본교 구성원이라는 점이다. 심부름 요청은 학생, 교수, 직원 등이 할 수 있고, 라이더로는 학생만 참여할 수 있다. 라이더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본교 재학생 인증을 거쳐야 한다. 이화인 이메일을 통해 확인 링크에 접속하면 재학생 인증이 완료된다. 이를 통해 심부름 요청자는 신원이 확인된 라이더와 마음 편히 거래할 수 있다.

사용자 김혜빈(통계·17)씨는 2020년 10월 앱 출시 직후부터 데굴데굴을 이용했다. 친구의 소개로 앱을 알게 된 김씨는 본교생에게 배달을 받을 수 있고 최소 주문 금액이 없어 부담이 적다는 점에 이끌려 사용하게 됐다.

김씨는 음료수를 요청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화포스코관(포관)에서 수업을 기다리던 그는 목이 말라 밀크티를 떠올렸고, 곧장 데굴데굴에 정문 앞 카페 ‘팔공티(Palgong Tea)’ 배달을 요청했다. 마침 라이더가 요청을 수락했고, 약 10분 후 본교생 라이더가 밀크티를 사 들고 포관에 도착했다. 라이더는 김씨에게 “수업 잘 들으세요”라는 격려를 건낸 후 종합과학관A동(종과A동)으로 유유히 발걸음을 돌렸다. 김씨는 “배달 요청한 음료를 늦지 않게 받을 수 있어 좋았다”며 “배달을 받을 때 분위기도 좋아 이후에도 종종 앱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유영은(통계·17)씨는 데굴데굴에서 라이더로 활동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유씨는 신촌 CGV 근처 카페에서 학교로 이동하던 중 맞은편 건물에서 올라온 심부름 요청 글을 확인했다. ECC에 책을 반납하는 심부름이었다. 근처에서 책을 넘겨받은 유씨는 20분 만에 ECC 도서 반납기에 반납을 완료한 후 2000원을 벌었다.

데굴데굴 내에서 서비스 비용은 ‘수고비’로 칭한다. 수고비는 1000원에서 2500원 사이로 책정된다. 심부름을 요청하는 사용자가 원하는 가격을 선택할 수 있다. 4000원, 5000원에 달하는 타 플랫폼의 배달비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사용자 하정선(화학나노과학과 석사과정)씨는 “타 배달 앱은 음식점마다 배달비도 다르고 배달비가 특히 비싼 곳도 많은데 데굴데굴은 배달비를 직접 제시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재학생 간 연대감 앱으로 녹여내

제공=데굴데굴 개발자 팀
제공=데굴데굴 개발자 팀

데굴데굴 개발팀 대표 이정은(통계·17)씨는 음식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던 중 시스템에 불편함을 느껴 새로운 플랫폼을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학생들끼리 저렴한 가격으로 배달해주는 앱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2020년 3월 본교 컴퓨터공학과 소속 창업 동아리 유니스(UNIS)에서 뜻이 맞는 부원들을 구했다. 현재 김다인(도예·19), 서연주(컴공·19), 임성주(디자인·18), 최라윤(컴공·17), 최지윤(화학신소재·19), 추지온(컴공·17)씨가 기획, 개발 및 디자인에 힘쓰고 있다.

이씨는 “학교에 여자만 있어 남성 라이더가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며 “데굴데굴에서는 재학생이 라이더인 것이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또 “타 배달 플랫폼에서 배달이 이뤄지면 일정 금액은 배달 대행업체에 돌아가기 때문에 업체는 가격을 높여야 한다”며 “배달 대행업체 대신 이화인이 배달하는 구조에서는 소상공인 또한 부담 없이 배달에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사용자는 코로나19로 앱 사용자가 적어 매칭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 아쉬움을 표했다. 송슬빈(초교·19)씨는 “서너 번 정도 심부름을 요청하는 게시글을 올렸는데, 시간이 맞는 라이더가 없었다”며 “더 많은 학생들이 쓰면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데굴데굴 개발팀 팀장 최라윤씨는 “버그 수정 및 코드 기능 향상 등의 개선에 힘써 사용자가 이용하기 편리한 앱으로 발전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데굴데굴은 15일 새롭게 개편된 서비스로 찾아온다. 새롭게 업데이트된 버전에서는 입점 상점 표시 기능, 배달자 상태 표시 기능 등이 추가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