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0차 정기수요시위에 참여한 모습. 제공=이화나비
제1480차 정기수요시위에 참여한 모습. 제공=이화나비

3.1절은 일본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조선의 독립 의사를 전세계에 알린 역사적인 날이다. 그로부터 102년이 흘렀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미국 하버드대(Harvard University) 존 마크 램지어(John Mark Ramseyer) 교수가 일본군 성노예가 ‘자발적 매춘부’였다는 발언을 해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러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지부로서 2012년부터 활동해온 본교 중앙동아리 ‘이화나비’다. 약 20명의 부원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는 이화나비의 지부장 서민영(과교·18)씨를 만났다.

“과거를 바로잡는 것은 물론,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의 인권문제까지 개선하고 싶습니다.”

이화나비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정의롭게 해결하기 위한 <평화나비 네트워크>의 본교 지부다. 2012년부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이들은 2014년 본교 앞 ‘대학생이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건립에도 함께 했다. 당시 건립을 주관해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진행했고, 이로부터 얻은 기금으로 소녀상을 세울 수 있었다. 본교 앞 대현 문화공원에 세워진 소녀상은 2014년부터 지자체와의 약속하에 이화나비가 관리하고 있다.

서 지부장은 “평화의 소녀상은 현재 본교 앞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있다”며 “소녀상을 보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가 진행중이라는 것을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화나비는 매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후12시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리는 시위에 이화나비 부원, 그리고 참여를 희망하는 본교생이 집회에 나간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활동이 잠시 어려워졌지만, 온라인으로 수요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서 지부장은 “수요시위에 참여하면서 많은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며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지향하는 것에 강한 연대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를 포함해 약 5명의 이화나비 부원들은 2020년 매주 수요집회에 참여했다. 매주 참석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2020년 5월부터 수요시위 옆 맞불집회(촛불집회를 반대하는 집회)가 열려, 수요시위 현장을 지키기 위해 더 꾸준히 참석했다.

수요시위 현장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 운동에 반대하는 극우단체와 충돌한 적도 있다. 2020년 당시 회원들이 수요시위 현장에서 빠져나갈 때, 맞불 집회 참석자가 쫓아오며 이화나비 부원들을 비난했다. 현장에 있던 서씨는 “평화로운 수요시위가 폭력으로 오염돼 무섭고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며 “하지만 함께 비를 맞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시위에서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일본군 성노예제 관련 이슈가 불거지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이화나비의 일이다. 최근 일본군 성노예 담론을 부정한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이화나비는 “근거가 없는 ‘학문적 사기’”라고 말하며,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방패삼는 일본 정부에 대해 비판했다. 이들은 2월 24일 평화로에서 진행된 <제 1480차 평화나비 주관 수요시위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와 램지어 교수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1일에는 삼일절을 맞아 램지어 교수를 비난하는 대자보를 학문관에 붙일 예정이다.

2014년 세종대 박유하 교수(일어일문학과)와 2019년 연세대 류석춘 전(前) 교수(사회학과) 역시 일본군 성노예제에 대한 문제적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에 이화나비는 박 교수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류 전(前) 교수의 ‘강단 위 혐오발언’에 대한 비판에도 함께했다.

교내에서는 대동제 및 총학생회의 Right Light Festival(라라페) 등에 참여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공론화하려 노력했다. 대동제에서 직접 제작한 스트랩과 손거울 등을 판매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 재단 내 김복동 평화기금에 기부했다. 라라페에서도 기부 굿즈들을 판매했다.

피해자들에 대한 왜곡과 극우단체들의 정기수요시위 방해로 고난을 겪었지만, 이화나비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활동은 계속됐다. 학내 강의실에서 진행된 세미나는 화상회의로 이어갔고, 정기적인 오프라인 행사는 <2020 평화나비 팝업스토어 수다상회>로 대체해 온라인 백일장, 토크쇼 등을 진행했다.

서 지부장은 대학생, 그리고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나설 때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함께 고민하고, 국가와 제도가 여성을 억압않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많은 사람이 정기 수요시위에 꾸준히 참석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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