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달간 바쁘게 돌아가던 총장 선출이 막을 내렸다. 이번 총장 선거는 본교 역사상 세 번째, 그리고 학생이 참여한 두 번째 직선제였다.

제17대 총장 선거에는 8명이 총장 후보로 나섰다. 이선희 교수(의학과), 이공주 교수(약학과), 조기숙 교수(무용과), 강혜련 교수(경영학부), 이주희 교수(사회학과), 김성진 교수(화학나노과학과), 양옥경 교수(사회복지학과) 그리고 신임 총장인 김은미 교수(국제학과)까지. 각 후보자가 속한 단과대학도 다양했다.

후보자들은 각자 자신이 꿈꾸는 이화를 실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생각해 온 공약을 내보였다. 취·창업 지원부터 행정 시스템 개선까지. 특히 이화의 이미지 제고와 관련해 눈에 띄는 공약들이 많았다. 각자가 가진 인프라를 강조한 공약들도 있었다.

입후보자 등록부터 지금까지 각자 총장 선거를 위해 투자한 시간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총장 입후보자로 나서야겠다고 결심하기 전부터 이화의 더 나은 미래를 고민했을 터. 각 사안에 대한 후보자들의 공약에서 깊은 고민이 느껴졌다.

후보자들이 보인 진정성에 대한 방증이었을까. 1차투표에서 학생들의 표심은 특정 후보에게 집중되지 않았다. 이는 후보자들이 내건 미션과 비전이 모두 가치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비록 총장이라는 자리는 하나지만, 후보자들이 이화를 위하는 마음은 순위 매기지 못할 것이다. 8명 모두 ‘더 발전한 이화를 만들겠다’고 입 모아 말하던 소견발표 영상이 아직도 기억난다.

선거는 끝났지만, 후보자들 모두 그때의 마음 그대로 ‘함께’ 이화를 위한 일을 도모하길 바란다. 적절한 조언, 때때로는 날카로운 견제도 하며 더 나은 이화 공동체를 만들었으면 한다.

현재 이화는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 특히 2020년 대학가는 온라인으로의 전환에 한 걸음 다가갔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 알 수 없는 지금, 이화에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총장은 대학의 리더로서, 그가 중시하는 가치는 이화의 미래를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사진을 펼치는 데 앞서, 탄탄한 진용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이화를 위해 선뜻 나설 수 있는 참모진을 곁에 두길 바란다.

이번 제17대 총장 결선투표에서 두 후보자의 득표율은 3.8%P 차이가 났다. 제16대 총장 선거와 비교했을 때, 꽤 비등비등한 득표율을 보였다.

반면 구성단위별 지지율에는 편차가 컸다. 신임 총장인 김 교수의 결선투표 환산표값은 교수 405표, 직원 116.85표, 학생 6.12표, 동창 8.03표였다. 반면, 또 다른 결선 후보자 강 교수의 환산표값은 교수 443표, 직원 25.42표, 학생 15.47표, 동창 12.01표였다. 직원은 신임 총장을, 교수, 학생, 동창은 강 교수를 지지했다. 지난 총장 선거와 비교했을 때, 구성단위별 지지하는 후보 차이가 비교적 뚜렷했다.

그만큼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하나로 합쳐지지 않았다는 의미며, 그만큼 소리가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4년간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올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조율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교수와 학생, 학생과 직원 등 여러 곳에서 충돌이 생길 것이라 예상한다. 이렇듯 ‘예상’할 수 있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앞으로 총장의 과제이기도 하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더 빠른 변화를 위해 짧은 길을 택할 수도 있다. 뒤처지지 않고 빨리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두르다 보면 넘어질 수 있는 법이다.

그렇기에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 또 멀리 나아가는 이화가 되길 바란다. 학내 구성원과 소통하고, 다른 후보자들의 공약을 편견 없이 받아들여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신임 총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듯, “이화가 모든 사람에게 꿈과 희망이 되도록” 진심으로 기대한다.

혼자 앞서 나가기보다는 모든 구성원과 발맞춰 나아가길, 그래서 함께 더 멀리 나아가길. 이화를 위하는 마음이 합쳐져 더 창창한 이화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주길 바란다. 앞으로 펼쳐진 4년 동안 ‘새로운 시대, 새로운 명문 이화’가 되길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