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작된 코로나19 3차 유행의 원인으로 2030세대가 꼽히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15일~21일 연령별 확진자 분포를 보면 20대 젊은 층의 증가 폭이 가장 크다”며 “약 두 달 전에는 확진자의 10.6% 수준에서 지난주 17.8%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15일~21일 사이 신규 확진자 수 중 20대가 36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에 방역당국은 이번 3차 유행이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임을 예측했다.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확진자 비율이 높은 것을 감안한 것이다. 방역당국은 “현재 지역사회 전 연령층에서 확진자 발생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중 젊은 층은 위중 환자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지만 무증상 등의 이유로 전파력이 세다”고 전했다. 실제 9월~10월 군 입영 장정 대상 항체 검사 결과에 따르면, 검사에 참여한 6859명 중  25명이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중 10명은 기존 확진자였으며 나머지 15명은 지역사회에서 코로나19로 진단받지 않은 ‘숨은 감염자’다. 2030세대의 숨은 코로나 전파, 어떻게 생각하나? 3차 유행 가능성에 대해 20대로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나?

 

 

황미선(커미·18)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되고 있고, 이번에는 집단 감염 사례도 아니라서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다. 코로나가 내 앞으로 성큼 다가온 느낌이랄까. 특히 신촌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지 꽤 됐다. 이번 대유행은 2030세대가 숨은 감염자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나는 안 걸리겠지’라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물론 나도 코로나 시국 동안 외출이나 약속을 아예 잡지 않은 것은 아니었고, 안일한 태도를 취할 때도 있었다. 코로나가 이젠 거의 1년이 다 돼가니 조금은 무뎌진 것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3차 대유행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라도 2030세대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다들 답답하고 힘들겠지만, 외출 2번 하던 것을 1번으로 줄이는 것부터 시작해서 코로나 확산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는 노력을 했으면 한다.

 

이수진(경제·16)

이미 지역사회에서의 무차별한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코로나19의 전파에 있어 특정 집단에 책임을 지우는 것은 더 이상 유효한 방법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2030세대가 ‘개념 없이’ 매일 약속을 잡고 놀러 다니며 바이러스를 퍼뜨린다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지나친 일반화다. 젊은 층에 무증상 감염자가 많고 이로 인해 전파력이 센 것은 사실일 수 있겠으나, 이를 빌미로 2030 세대를 비난의 대상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반면 이와는 별개로 3차 대유행을 목전에 둔 최근까지도 ‘나는 젊으니 코로나19에 감염돼도 괜찮을 것’이라며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일부의 행태는 좁게는 자기 자신, 가족, 주변 지인들부터 넓게는 우리 사회 전체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자중하고 멈춰야 할 것이다.

 

이수빈(커미·17)

2030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 중 하나는 인생의 즐거움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현재 30대를 일컫는 X세대. 이를 처음 사용한 더글러스는 X세대의 특징 중 하나로 인생의 가치관을 즐거움에 두고 심각함을 기피한다고 했다. Z세대를 관통했던 표현 ‘YOLO’를 보면 이런 특징은 과언이 아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올해 초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재난에 다들 극도로 조심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현재는 ‘나는 아니니까 괜찮아’라는 생각이 만연해지고 있다. 2030세대는 모든 산업과 사회 구조에 골고루 분포한 노동, 안보, 교육 등의 핵심축이다. 그만큼 조심해야 하지만 장기화되는 상황에 다들 지친 듯하다. 심각함을 기피하고 자신의 사회적 패턴을 유지한 채 즐거움을 찾고 있다. 특히 2030은 증상 없이 전염성만 갖고 있는 숨은 감염자인 경우가 많다. ‘안전히’ 놀고, ‘안전히’ 여행하는 건 말뿐인 환상이라 생각한다. 3차 유행의 불씨가 2030세대에 붙은 만큼 자각심을 갖고 불가피한 활동 외에는 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그래픽=김보영 선임기자 b_young@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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