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결부터 수험생활 팁까지, 선배가 알려주는 이화

출처=네이버 ‘이화여대 입시 카페’ 캡처
출처=네이버 ‘이화여대 입시 카페’ 캡처

“식품영양학과(식영) 관련 질문 올라왔어. 식영 벗들 있으면 카페에 댓글 달아줘.”

최근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 각 학과 게시판에는 수험생 멘토링을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수험생활 당시 본인의 공부법을 설명하며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하는 글도 있다.

이 글은 모두 포털사이트 네이버(Naver) 카페인 ‘이화그린 입시 카페’에 대한 내용이다. ‘이화그린 입시 카페’는 수험생들을 위한 입시 카페 중 하나다. 그러나 다른 입시 카페들과 큰 차이가 있다. 바로 본교 입시를 중점적으로 다루기 위해 재학생이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화그린 입시 카페는 카페 개설일(10월29일) 기준 약 한 달이 지난 현재(11월27일) 4821명의 회원 수를 가지고 있다.

카페 개설자 이하연(가명)씨는 본교 입시 결과(입결)에 대한 악의적, 허위적인 사실들을 바로 잡고자 카페를 만들었다. 그는 “인터넷상의 이야기는 아무도 믿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 사람들의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이씨는 “대형 입시 카페에서 본교에 악의적 감정이 있는 이용자들 때문에 본교에 대한 정보를 원활하게 공유하지 못한다고 느꼈다”며 “네이버 카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재학생 이용자인 박인(호크마대·20)씨는 카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에게 카페는 본교에 대한 장점을 더욱 자유롭게 수험생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카페가 생기기 전 박씨는 대형 입시 카페 중 하나인 ‘수능날 만점시험지를 휘날리자(수만휘)’에서 본교에 대한 긍정적인 댓글을 달았다가 이유도 모른 채 강제 탈퇴된 적이 있다.

박씨는 “타대에 합격했지만 본교에 오기로 한 개인적인 이유가 있다”며 “수험생들의 결정에 도움이 되고자 이를 정리해 글로 작성한 상태”라고 했다. 그는 “다른 입시 커뮤니티 이용자 몇몇에 의한 근거 없는 자료로 인해 수험생들이 이화에 오기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대형 입시 카페들에 게시된 본교 입결 정보가 허위 자료라고 비판했다. 그는 카페 내 ‘이화여대 입결’ 게시판에 서울시 교육청 등 공식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입결 자료를 게시했다. 또한 오픈 카카오톡방(오카방)을 통해 본교 재학생들의 수능 성적표를 받아 50장이 넘는 성적표를 입결 자료로 첨부하는 등 입결에 대한 허위 사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카페 내 재학생들이 직접 쓴 합격 수기와 동아리 생활 등 학교 이야기 역시 수험생들에게 본교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카페에 “예비 선배들이 정성스럽게 올려주는 게시글과 함께 이화여대 입학을 꿈꾸는 수험생들의 글을 보니 울컥한다”며 글을 남기기도 했다.

학교 홍보에 그치지 않고 재학생들은 ‘입시 선배’로서 전형별 공부법이나 수험 생활 전반에 대한 조언을 수험생에게 공유한다. 또 학과별 게시판이 존재해 특정 학과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에게 해당 학과 재학생이 멘토링을 하고 있다. 카페 공지에 등록된 오카방에서 이화인 인증을 거치면 해당 이용자에게는 카페 내 ‘이화멘토’라는 등급을 준다.

최세은(경영·19)씨는 최근 정시 전형으로 들어온 경험을 담은 수능 공부법을 공유했다. 또 정시 전형의 성적을 물어보는 수험생의 질문에 본인의 과목별 등급과 평균 백분위를 댓글로 알려줬다. 최씨는 “수험생 때의 간절한 마음을 알기에 최대한 돕고 싶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 역시 본교 고교추천 면접 전형이 끝나자 면접 후기를 작성하는 등 정보 공유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면접 후기에는 다른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면접 분위기, 면접 질문들이 상세히 적혀 있다.

여기에는 면접 후기를 남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추첨 이벤트를 하는 카페 운영진의 노력이 숨어있었다. 카페 운영진은 현재 20명으로, 이씨가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모집했다.

이들은 공동구매 총대를 한 경험 등 각자 특성을 살려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이씨는 “게시물 관리나 이벤트 추진, 게시판 개편 등 카페 내부적인 여러 작업은 운영진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상시 회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입시 결과를 다루는 입시 카페 특성상 학벌주의 조장이라는 비판에 대해 이씨는 “입시 카페는 본교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정정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벌주의에 대한 본질적인 비판을 위해서는 입시 카페가 아닌 학벌주의를 부추기는 교육 제도와 입시 기관에 대한 비판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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