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학생들과 활발히 마주할 수 없었던 2020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이화를 이끌었던 제52대 총학생회(총학) ‘이모션’(Emotion)은 퇴임을 한 달 앞두고 있다. 본지는 24일 ECC B215호에서 오희아 총학생회장(총)과 김효민 부총학생회장(부총)을 만나 공약 이행부터 대자보 의혹에 대한 입장, 앞으로의 꿈에 대해 들어봤다.

제52대 총학생회 ‘이모션’(Emotion) 오희아 총학생회장(왼쪽)과 김효민 부총학생회장. 사진=이희윤 기자hannah101142@ewhain.net
제52대 총학생회 ‘이모션’(Emotion) 오희아 총학생회장(왼쪽)과 김효민 부총학생회장. 사진=이희윤 기자hannah101142@ewhain.net

2020학년도 이화, 그리고 제52대 총학생회를 어떻게 평가하나

총 : 2020년에는 모두가 처음 겪는 코로나19로 학사일정부터 학생 자치까지 비대면으로 전환됐다. 당황스럽고 막막했지만 단대 대표(대표자)들과 이화인들 덕분에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학생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부분들을 이화인들이 높이 평가해 ‘총학 Emotion 활동 평가 설문’ 결과 만족도 80%가 나왔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이화인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핵심 공약 ‘수업권 협의체 확대 및 강화’, ‘관광객 쿼터제 실질적 추진’, ‘채플 이수학기 축소’, ‘고시 지원 확대’의 달성률을 평가하자면

부총 : 모두에게 그렇듯 우리도 코로나19를 예상치 못했다. 핵심 공약을 이행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2020년 상반기는 강의들이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되며 수업권 문제가 대두됐다. 그래서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춰 다양한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학생들의 의견을 들으려 노력했다. 그 결과, 대면 수업 참여 여부를 학생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성과가 있었다. 비대면 수업 건의사항 게시판이 신설되기도 했다.

학생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서 관광객 쿼터제나 채플 이수학기 축소에 대한 요구가 예년만큼 높지 않았다. 관광객 쿼터제 공약은 전면 비대면 시행으로 논의하고 추진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악화했던 1학기에 학교가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통제한 바 있다. 현 입시철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학부모들의 교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학교 출입 통제와 관련된 부분들을 지켜보고 매뉴얼을 만들면 앞으로 관광객 쿼터제 공약에 대해 더 체계적으로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채플 이수학기 축소 공약은 2020년 채플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며 이화인들의 피로도가 감소했다고 생각한다. 향후 온라인 채플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고시 지원 확대 공약은 2020년에 고시 지원 특별 예산이 지급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기존 공약대로 집행하기 어려워 현황에 맞춘 고시반 지원이 필요했다. 현재 학교는 모의고사 우편발송, 기숙사 식비 지원, 열람실 미운영 시 스터디 공간 지원 등을 하고 있다.

 

10월 ‘정직한 총장’ 당시 투표율 50% 이상이 넘지 못해 여러 차례 투표가 연장됐다.총장 선거의 경우 학부생의 31.07%만이 투표권을 얻었다. 본교 학생들의 미미한 학생자치 참여도를 어떻게 생각하나

총 : 투표가 연장되긴 했지만 코로나19 시국과 하반기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미미한 투표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총학 중심 사업 교육공동행동에 50%의 이화인이 참여한 것은 학생 자치에 대한 이화인의 관심을 보여준 것이라고 본다. 총장 선거 정보제공동의는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구글폼 전환이나 오프라인 홍보도 불가능했다. 또한 학교에 나오는 학생들을 위한 오프라인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총장 선거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을 듯하다.

 

총학의 불통에 대한 대자보가 붙었다. 일부 중운위의 문제 제기였다

총 : 총학의 부족한 부분을 평가해준 것에 대해 총학은 귀 기울여 듣고, 평가를 겸허히 되짚어 봐야 한다. ‘이화인 공청회’를 열었고, 대표자들이 ‘대표자의 평가를 경청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그래서 중운위 평가, 대표자 만남, 전체학생대표자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학에 소통 개선 지점을 짚어주거나, 여러 노력을 통해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독려하는 의견이 있었다. ‘코로나19로 소통 자체에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는 학생도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모든 회의를 온라인으로 했다. 대표자들을 대면으로 만나지 못한 때가 허다했다. 선관위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만 제한된 대면 만남을 가졌다. 추후 비대면으로 총학 사업을 진행할 때, 온라인 플랫폼에 맞춰 원활히 소통하는 방안이 중요할 것 같다.

 

특정 정당이 총학 사업부터 총학 후보자 선정까지 관여한다는데 사실인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총 : 실제로 총학은 대자보 내용처럼 ‘특정 정당의 월권으로 부적절한 의사결정 기구로 총학 사업을 집행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총학 사업은 총학 내부에서만 논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중운위나 전체학생대표자 회의에서 함께 논의해 집행된다. 학생들을 직접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더 자세히 총학의 의사결정 체계와 운영 과정을 설명할 수 없었기에 총학이 더욱 멀게 느껴졌을 것 같다. 총학에서 계속 기획단을 운영하고 대중 모집을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학생들이 참여해 같이 사업을 만들면 총학의 운영 체계를 이해할 수 있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사업이 좌절되거나 학생 모집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학생들이 총학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못하다 보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총학은 명시된 회칙에 준거해 운영하기 때문에 의사결정 기구에 반하는 결정을 한 적 없다고 말하고 싶다.

 

등록금 반환에 주력한 결과, 등록금 일부가 장학금 형태로 지급되며 학생들의 호평을 받았다

총 : 등록금 반환은 이화인의 관심과 응원, 대표자의 헌신 덕분이다. 처음엔 학교가 등록금 반환을 완강하게 거부해 반환 여부에 확신이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화인의 분노가 커졌고, 강력한 요구와 힘으로 농성까지 이어졌다. 함께 목소리를 내는 이화인이 없었다면 무엇도 바꿀 수 없었을 것이다. 항상 감사하다.

 

올해 진행한 사업이나 이행한 공약 중 가장 뿌듯하거나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부총 : 코로나19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게 많다 보니 총부총뿐만 아니라 모든 집행부원이 함께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연구하며 사업을 진행해 나갔다. 특히 온라인 대동제를 진행할 때 이화인들이 한데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서버를 구축하고, 다양한 온라인 기획 프로그램들을 만들었다. 참여한 이화인들로부터 ‘정말 즐거웠다’는 말도 들었다. 임기를 시작하며 세웠던 목표 중 하나가 ‘이화인들과 가까워지는 총학’을 만드는 것이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가 됐던 것 같은데, 총학 사업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이화인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가장 행복했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상황 속 총학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총 : 대부분 강의가 전면 온라인 전환이 되면서 학생회 사업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됐던 게 가장 힘들었다. 학생회는 학생들과 가까이 호흡하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기구이다. 그러나 모이는 것이 어려웠고, 의견을 파악할 수 있는 창구도 제한적이었던 것 같다.

부총 :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총학 활동을 하다 보니 학교에 거의 매일 나오게 됐다. 그러나 2020년 상반기에는 학교에 학생들이 거의 없었고, 온라인 창구나 설문조사 외에는 직접 의견을 접할 기회들이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사업 진행에 있어 동기부여가 어려웠다. 하지만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소속감을 느끼기 어려워하거나 학교에 가고 싶어 하는 모습을 봤다. 국장들, 집행부원들과 함께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했고, ‘으라차차 칩거 생활’과 같은 문화사업을 진행했다. 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이처럼 이화인들의 피드백이 돌아올 때 어려운 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1년 동안 이화를 위해 힘써주신 두 분께 감사하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꿈이 있나

총 : 총학을 하다 보면 개인 시간이 제한적이다. 새로운 걸 배우고 싶어도 망설이게 되는 지점이 있다. ‘이걸 했다가 이때 회의가 잡히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있어서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것에 덜 구애받을 수 있으니 새로운 취미를 배우고 싶다. 개인 시간도 자유로워지니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도 모아서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게 소소한 바람이다.

부총 : 앞으로 뭘 해야 할지에 대해 지금 많이 고민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가치가 있다. 총투표 당시, 집행부와 방문 선전을 나가 구호를 외쳤던 순간이 있다. 10분이 남았을 때 ‘10분 남았습니다. 참여 부탁드립니다’라며 마지막 1분이 될 때까지 구호를 외쳤다. 그때 느꼈던 ‘무언가를 바꿔나가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이 잊히지 않는다. 사람들과 함께 더 좋은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에 중요한 가치를 두고, 앞으로도 어떤 활동을 하든 그것을 마음에 새기고 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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