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개강일부터 종강을 바랐던 예년과는 달리 학교 가는 것이 꿈이 된 이들이 있다. 바로 20학번 새내기들이다. 고등학생 시절 꿈꿨을 대학생활을 집에서 보내게 된 이들. 여전히 학교가 어색하지만, 선배가 될 날까지 약 한 달을 남겨두고 있다. 2020년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아쉬움이 컸을 20학번들에게 올해는 어떤 의미였을지 들어봤다.    

 

2020년은 스스로에게 어떤 의미였나

김윤지(호크마대·20): 1년 늦게 학교에 들어와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하고자 의지를 다지면서 시작했다. 그 의지를 저버리지 않고자 평소보다 더 부지런하게 살았다. 스스로 발전하려 노력하며 계획 실행에 있어 부족한 점들도 파악할 수 있는 뜻깊은 한 해였다.

이소연(호크마대·20): 고등학교 3학년 재학시절, 본교에 합격하고 싶어 항상 초록색 물건만 사고 녹차 같은 초록색 음식만 먹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학교를 못 다니게 되니, 수능을 마치고 쉬는 기간이 1년 더 연장된 느낌이었다.

김이채(국제·20): 스스로를 더 알아갈 수 있던 해였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과 기숙사에 살면서 갈등이 없도록 친구들에게 나를 맞췄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내 취향에 대해 더 고민해볼 수 있었다.

 

대학생활 로망 중 이루지 못해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가현(화학생명·20): ‘대학생활이라고 크게 특별할 것은 없다’는 말도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그러나 벗들과 수업을 듣고,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맛집 탐방이나 여행을 가는 등 소소한 행복을 경험하지 못해 아쉬웠다.

김윤지(호크마대·20): 현재 공연동아리에 속해 있는데, 코로나19가 심각해지면서 계획했던 공연이 무산된 것이 가장 아쉬웠다. 이밖에 호크마생들을 위한 여러 강연과 포럼, 진로탐색 프로그램 등에 활발하게 참여하지 못해 속상했다.

주은호(정외·20): MT를 가거나 강의실에서 강의를 듣는 등 당연한 일들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 당연히 입학식 때 중창단 교수님들을 볼 수 있을 줄 알았고, MT 등의 친목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많은 것에 제약이 있는 상황 속에서도 성취하거나 시도한 것이 있다면

이소연(호크마대·20): 진로탐색 장학금 100만원을 받고 전공과 관련한 탐색을 하는 활동을 했다. 당시엔 컴퓨터 공학과에 가고 싶어서 호크마 전공생 4명이 모여 서대문구에 보건소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는 앱을 만들었다. 밤을 새며 만들다 보니 고생도 했지만 친한 동기들도 사귈 수 있었다.

이가현(화학생명·20): 인재개발원에서 진행한 이화멘토링데이에 참여하며 어떤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막연하게 졸업하면 ‘연구직으로 취직해야 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멘토링을 받으며 연구직에도 다양한 분야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김윤지(호크마대·20): 2020년 스스로 약속한 것들 중 하나가 운동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었다. 띄엄띄엄 혹은 조금이더라도 운동을 쭉 해오고 있다. 또한 2020년은 다이어리를 조금 더 길게 쓴 것 같다.

 

다가오는 2021년 다짐은

이가현(화학생명·20): 코로나19가 종식된단 가정 하에 다양한 대외활동을 하고 싶다. 국내 혹은 해외 봉사나 서포터즈, 공모전 등에 참여하며 진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도 갖고 싶다. 그리고 사회적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질 것이다.

김윤지(호크마대·20): 호크마생들을 위한 행사가 적극적으로 홍보되지 않았고, 많이 취소됐기에 학교에 대해 알 기회가 적었다. 2021년에 새내기는 아니지만 호크마생들을 위해 열리는 프로그램을 같이 듣고 싶다. 정신 건강도 좀 더 챙길 것이다.

김이채(국제·20):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것’. 아무래도 코로나19 핑계로 공부든, 다른 활동들이든 열심히 하지 않은 것 같아서 2021년에는 이것저것 다 열심히, 성실히 해보고 싶다.

 

21학번을 맞이하는 기분은

이가현(화학생명·20): 요즘 백신 관련한 얘기로 떠들썩한데 2021년 개강 전에는 코로나19가 종식돼 21학번 새내기들, 또 선배들과 함께 이화에서 새로운 학기를 맞이하고 싶다.

김윤지(호크마대·20): 나는 아직 ‘말하는 감자’인데 2학년이 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아직 1학년에 머물러 더 배워야 할 것 같은 느낌이다. 2021년에는 상황이 나아져 21학번은 20학번이 겪었던 어려움과 아쉬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한다.

주은호(정외·20): 사실 친구들이랑 21학번 이야기를 하면서 질투가 많이 났다. 실질적으로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한 건 반학기인데 벌써 ‘새내기 타이틀’을 잃게 됐기 때문이다. 2021년에 새내기가 오면 진심으로 환영해 줄 수 있도록 남은 한 달을 새내기로 열심히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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