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여러분. 이대학보입니다. 추운 날씨가 일찍 찾아오리라 예상했지만 이제서야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네요. 이제는 정말 겨울을 준비해야 할 듯 합니다.

이대학보는 벌써 2020년 마지막 발행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제가 학보에서 보내는 마지막 일주일이기도 해요.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걸 몸소 느끼는 중입니다.

오늘은 퇴임을 앞두고 있는 저의 2년 6개월간의 학보생활을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대학생활 4년 중 2년 6개월이란 시간은 반 이상을 차지하는 꽤나 긴 시간이기에, 학보는 곧 저의 대학생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자로 1년 6개월, 데스크로 1년. 기억을 더듬어 2018년 9월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시 저는 ‘수습기자’로 학보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웠습니다. 서울역사박물관으로 첫 외부취재를 나갔던 게 기억나네요. 관람자가 아닌 ‘기자’라는 신분으로 바라본 전시는 전혀 달리 보였습니다. 전시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마치 사진을 찍듯 전시장 내의 모든 요소를 눈에 담아야 했죠. 제가 본 것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해야 하니까요. 기자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만날 수 없는 전시 기획자도 만날 수 있었죠. 기획 의도부터 전시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점까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데스크로 일한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혼란스러운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매주 발행하던 신문을 격주로 발행했고, 모든 학보 시스템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 했습니다. 부장 기자들과 함께 공정센터로 출근해야 하는 금요일에는 편집국장과 단둘이 공정을 보고, 급기야는 공정센터에 가지도 못한 채 편집실에 남아 온라인으로 공정을 보기도 했습니다. 처음 겪은 일이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런 과정이 언택트 시대의 시작이 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죠.

이렇게나 긴 여정을 함께한 동기들, 저와 편집국장의 첫 항해를 믿고 따라와 준 후임기자들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알차지만 힘겨운 학보를 함께해서 정말 기쁘고 고맙습니다. 저희의 열정이 담긴 학보에 항상 관심 가져주신 독자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비록 저의 이대학보는 여기서 마무리되지만, 후임기자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이대학보를 이끌어나갈 거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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