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부터 행정까지 주요 공약 톺아보기

5일 오후5시, 제17대 총장 선거 입후보자(후보자)의 학교발전에 관한 소견서(소견서)가 본교 총장후보 추천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my.ewha.ac.kr/election17/)에 게재됐다. 소견서는 본교를 이끌어갈 후보자들의 비전과 철학을 유권자들이 확인할 수 있는 첫인상이다. 이에 본지는 이번 호에서 소견서 속 후보자들의 공약을 분석하며, 본지 1604호(2020년 9월28일자) ‘이화가 주목하는 학내 현안을 살펴보다’에서 제시한 현안들의 답을 찾았다. 후보자들의 공약은 소견서만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모든 공약을 담을 수 없는 지면의 한계로 각 후보자의 특색을 꼽아 싣는다. 동일 공약은 기호 순으로 기재한다.

 

취·창업 및 고시 지원에 주력

많은 후보자가 재학 중 학생 지원 공약으로 커리어 지원을 약속했다. 취업난 속 재학생들의 취·창업을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돕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조기숙 교수는 취업 관련 공약으로 학생-교수-산업체가 팀을 이뤄 실무 경험을 쌓는 ‘이화 인턴십/엔턴십(Entrepreneur(사업가)와Intern(인턴)의 합성어)’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창업 관련 공약을 강조한 강혜련 교수는 ‘이화 벤처 커뮤니티’를 만들어 교내·외 창업 교육을 통해 창업 준비단계부터의 지원계획을 밝혔다.

재학 중 취·창업 지원은 공통 공약이지만, 강혜련 교수와 이주희 교수는 졸업 후 지원도 제시했다. 강혜련 교수는 동문 네트워크를 활용해 졸업 후 ‘평생 팔로우업 취업 상담’이 가능한 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주희 교수 또한 “졸업 이후에도 동문 네트워크 및 학교 자원을 활용해 경력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본지 1604호(2020년 9월28일자)에 따르면, ‘고시지원’으로 대표되는 각종 시험 지원은 학내 중요 현안으로 제기됐다. 고시지원 문제는 2019년 11월 말 총장-학생대표자 간 담회에서 화두가 됐으며, 전문직에 대한 수요가 상승하면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으로 다가오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에 이선희, 이주희, 김은미, 양옥경 교수는 꾸준히 문제 제기됐던 고시 지원을 보다 확대하겠다 밝혔다. 이선희 교수와 양옥경 교수는 고시 학습 공간 및 재정 확충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양옥경 교수는 변리사, 계리사, 기술고시 등 이공계 고시 지원 시스템의 별도 마련 공약을 내놓으며 차별화를 뒀다.

한편, 이번 제17대 총장 후보자 공약에는 제16대 총장 후보자 모두가 제시한 장학금 관련 공약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제16대 총장 선거에서는 대다수의 후보가 생활비 장학금, 사회 배려자 장학금 등 다양한 장학금 확충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총장 후보자 몇몇은 장학금 제도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지 않았고 이공주, 양옥경 교수만이 소견서에 관련 공약을 담았다. 이공주 교수는 특별장학금 확대를 주장했고, 양옥경 교수는 학업, 연구, 생활 등을 지원해주는 다양한 형태의 장학금 신설을 제안했다.

 

다른 현안과 직결되는 연구 환경 구축

연구는 대학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다. 본지 1604호(2020년 9월28일자)에서 지적된 문제인 ‘부족한 연구 지원’은 대외 이미지 개선, 재정 확충 등 다른 현안과 직결 되기에 더욱이 강조됐다. 그 중 제대로 된 연구 지원은 재정을 확충하는 커다란 재원이 돼 선순환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교의 연구지원 현황은 계속해 악화하고 있다. 권오란 교수(식품영양학과)는 “연구 지원 현황이 상위 대학에 비해 점차 나빠지고 있다”며 “외부기관의 정보, 연구 기획의 지원이 전무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지난 학기 ‘두뇌한국 21사업(BK21)’을 준비하며 정보의 발빠른 공유와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는 건의를 총장 측에 전한 바 있다.

본교가 연구 중심 대학의 위상을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화답하듯, 모든 후보자가 연구 및 연구자 지원에 대한 공약을 내놓았다. 구체적인 방식은 다양했는데, 그 중 이선희 교수와 양옥경 교수는 연구 지원을 위한 부처 신설에 방점을 뒀다. 현재 부총장은 대외부총장과 의무부총장으로 나눠져 있다. 두 교수는 이원화된 부총장 제도를 개편해 연구만을 담당하는 부총장 제도 신설을 제안했다. 이선희 교수는 연구기획전략을 수립하는 R&D 센터 설립 계획이, 양옥경 교수는 연구기획본부와 연구정보분석센터의 설립 계획이 두드러졌다.

이들과 달리, 연구 과제 지원에 무게를 둔 후보자들도 있다. 이공주 교수는 ‘이화미래위원회’를 신설해 인류가 직면한 난제를 선정하고 이 연구주제를 선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별개로 그는 기초학문을 포함해 희귀학문 등을 일컫는 보호학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은미 교수는 임기 중 국제경쟁력을 갖춘 선도 분야 10개 및 미래형 도전연구 분야 10개, 모두 20개 영역을 선정해 지원하는 ‘Frontier 10-10’(프론티어10-10) 계획에 중점을 뒀다.

연구자 지원 공약에서 신진 교원을 대상으로 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자도 몇 있었다. 그 중 강혜련 교수는 ‘우수 연구자 성장 프로그램’ 구축을 통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중견 연구자와 신진 교원 연구자를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 지원 공통 공약으로 대학원 활성화 및 대학원생 지원 공약이 있다. 대학원은 전통적으로 대학이나 연구소의 연구 인력을 양성해왔다. 조기숙 교수는 융복합 연구 수행을 위한 5개의 융복합 전문대학원 설치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선희, 이공주, 강혜련, 김은미, 김성진, 양옥경 교수는 연구 활성화를 목표로 의료원 지원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 양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 양성은 제16대 총장선거에서도 다뤄진 의제다. 4차 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융합되는 차세대 산업 혁명을 일컫는다.

본교에서 15년째 근속 중인 직원 ㄱ씨는 “교육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지 않을 경우 본교가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 대학 간 경쟁에서 순식간에 도태될 수 있다”며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제17대 총장 선출이 미래지향적인 교육 시스템 도입을 위해 전 학교 차원의 혁신의지를 다지고 자원투입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17대 총장선거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다수의 후보자들이 관련 학과 개설 계획을 언급했다. 이선희, 조기숙, 김성진 교수는 계약학과 유치를 통해 미래 사회 수요에 맞는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계약학과는 국가 또는 산업체 등과의 계약을 통해 정원 외로 개설·운영할 수 있는 학위과정으로 학부와 대학원 모두에 신설할 수 있다.

인공지능융합대학원(AI대학원) 유치는 이주희, 김은미, 양옥경 교수의 공통 공약으 로, 이들은 대학원을 비롯해 AI, 데이터 등 미래 학문분야와 관련한 학과 개설을 강조했다. 특히 양옥경 교수는 교육혁신본부를 신설해 지속적으로 첨단 유망학과를 발굴하겠다고 했다.

김성진 교수는 비전공생을 대상으로 IT 및 4차 기술혁명 대응을 위한 교육시스템 개발을 계획하는 한편, 이공주 교수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공감/소통능력, 생명과 젠더감수성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 환경 구축을 역설했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사회 전반에 변화의 물결이 일렁였다. 대학사회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닥쳐올 변화에 미리 준비하지 못한 대학사회는 여러 문제를 마주했다. 비대면 수업 전환 이후 강의의 질 저하 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부분의 제17대 총장선거 입후보자들은 온라인 교육 지원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공약들을 내세웠다. 특히 강혜련 교수는 ‘디지털교육혁신기구’를 신설해 실험실습과목에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을 접목하는 등 새로운 교육 인프라를 기획하고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비대면 강의가 진행됐던 2020년은 후보자들이 온라인 강의 실시에 대한 가능성을 본 듯했다. 이주희 교수와 양옥경 교수는 외국대학과의 온라인 수업 교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재정 확보 위해 수익 구조 다각화

후보자들은 본교의 안정적인 재정 확보에 한 목소리를 냈다. 대학교육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본교는 2월 기준 누적적립금 6368억으로 153개 사립대 중 누적 적립금이 높은 순위 3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알리미(academyinfo.go.kr)가 공시한 2020년 전국 175개 사립 대학 중 본교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84위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재정 건정성 지표 중 하나로, 본교는 수익률이 낮은 토지 재산이 많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순위 간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정 건전성 문제에 대해 각 후보들은 ‘다각화된 사업을 통한 재정확보’와 ‘기금 및 기부금 증액’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제시했다.

다양한 사업 유치 공약 중 교육 사업 확대는 후보자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내건 재정 확보 공약이다. 이들은 이화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 개발 계획으로 이주희 교수는 기업 CEO, 고위관리직 대상의 전문지능교육과 국회의원 및 출마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이화정책아카데미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선희 교수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운영에 수반된 부차적인 수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언택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의 수강료와 함께 광고 등을 통해 추가적 수익 창출이 그것이다.

또한, 이선희, 김은미 교수는 산학병(産學病)협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재정 공약을 내세웠다. 이선희 교수는 빅데이터를 매개로 목동과 마곡의 산학협력공간에서 ‘이화M밸리’(산학연병) 구축을, 김은미 교수는 헬스 기술을 매개로 할 것을 강조했다.

기부금 조성에 있어 본교는 2015년 약 164억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8년 약 114억이다. 이선희, 이주희, 김은미, 김성진, 양옥경 교수는 기부금 증액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선희 교수는 동창 및 기부자가 참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기부금을 모금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후보자들은 다양한 목적의 기금조성을 통해 재정의 효율적 운영에 힘쓰겠다고 했다. 양옥경 교수는 해외 동창 및 이화국제재단과 연계한 글로벌 이화기금과 건축, 장학, 연구 등으로 세분화한 이화발전기금 등을 예시로 제시했다.

조기숙 교수는 최고 재무 책임자(CFO, Chief Financial Officer)를 도입해 투명성 및 전문성을 책임지겠다는 이색 공약을 내 걸었다.

 

업무 효율성과 전문성 위해, 행정 시스템 개선

‘간소화’와 ‘전문화’는 후보자들의 행정 공약 키워드였다. 모든 후보자는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행정업무 간소화’를 제안했다. 대다수의 후보자는 이에 덧붙여 디지털 방식을 접목해 행정 업무를 간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선희, 조기숙, 강혜련, 김은미, 양옥경 교수는 행정 전문화를 위해 보직기회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현재 본교 부처 내 처장직은 모두 교수에게 일임돼 있으며 부처장직은 16명 중 12명이 교수다. 양옥경 교수는 전 부처에 직원 부처장을 임명하겠다고 했으며, 김은미 교수는 직원이 처장까지 임용될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조기숙 교수는 부총장직까지 직원의 보직 기회를 확대해 직원 리더십 개발을 제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행정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방편으로, 이선희, 이공주, 이주희 교수는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 인력 배치 공약을 제안했다. 교직원이 희망하는 부서에 배치가 그 예다. 자신의 경력과 경험에 따른 부서 결정이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현재 본교는 부서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3~4년을 주기로 부서 내 인력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주희 교수는 효율적인 행정 인력 관리를 위해 이원화된 총무처와 교무처를 총무처로 일원화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총무처에 인적자원개발 업무를 추가해 향후 유망 분야에 대한 전문 인력을 확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구분 취·창업 지원
이선희 기업연계 연구, 취·창업 연계 프로그램 운영, 커리어 지원
조기숙 '이화 인턴십/엔턴십' 프로그램 개발
강혜련 학생-동문-학교 간 커리어 파트너십, 이화벤처 커뮤니티 조성
이주희 생애주기별 취업 및 경력개발 서비스 제공, 학생 창업지원 확대
김은미 취·창업 지원 확대
김성진 우수교수의 지적자산을 활용한 기업화 및 창업지원, 산학협력 활성화
양옥경 학습차원의 학생창업지원 강화, 채용 연계형 인턴십 확대 실시

 

구분 장학금
이공주 특별장학금 확대
양옥경 학업, 연구, 생활 지원 장학금 신설

 

구분 채플/관광객 쿼터제
이선희 관광객 출입쿼터제, 학생가이드 유료 정규투어화, 건물 내 외부인 출입통제
이주희 채플 수강학기 수 조정 논의구조 마련

 

구분 대외이미지
이선희 대외이미지 왜곡건 시정 조치, '홍보활동단' 운영, 법무팀 구성, 민간기관 협력 미팅 정례화
이공주 이화 '이슈소유권' 확보, SNS 모니터링 시스템 정규화
강혜련 악의적 SNS 언론·법적 대응팀 구성, 입결 개선, 이화사랑 SNS 홍보대사 육성
이주희 사기업 CEO 및 인사담당자 대상 대학 홍보 활동 강화, 언론 활동 강화, 허위 사실 및 악플 사법적 대처
양옥경 홍보실 기능 격상 및 역할 강화, '이화브랜드위원회' 설치

 

구분 고시지원
이선희 재정 및 멘토링 지원, 시설 확충, 정보 교류 및 팀 학습 위한 네트워킹 지원
이주희 각종 고시 및 공공기관 취업률 제고를 위한 지원 확대
김은미 고시 지원 확대
양옥경 재정 및 멘토링 지원, 시설 확충, 정보 교류 및 네트워킹 지원, 이공계 고시지원 시스템 별도 마련

 

구분 수업권 보장
이선희 수강이수 제한조건 완화, 수강 절차 행정 간소화
이공주 분반 확충, 수강권 보장
강혜련 수강신청 정원 제한 완화, 전공 수업 분반 확충, 전공생 전담 분반 확보
이주희 수강신청 규모 예측 시스템 마련, 주전공생 우선수강신청 보장
김은미 수강신청 개선
김성진 수강신청 제한 완화, 수업당 적정 강의 인원 유지

 

※ 지면 한계상, 각 분야별 공약이 마련된 후보자만 기재했습니다.

※ 각 공약은 후보자들의 소견서를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수익용 기본재산: 학교법인이 설치·경영하는 사립학교의 경영에 필요한 재산 중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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