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들은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경험을 소유하는 것에 의의를 두며,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 효율을 추구한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속에서 오래된 정서에 머무르는 ‘라떼’처럼 한 가지만을 선호하기보다,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짧게나마 이용해보는 것을 선호한다. 현재 가진 물건이 내 욕구를 충족시킬 최종의 결과물이라기보다, 더 나은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잠시 경험하는 물건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Z세대들은 무언가에 관심을 갖는 동안 소유 욕구가 충족되고, 사용 후기를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의 가치를 제공받았다면, 다른 관심 분야의 욕구를 찾아 나선다. 현재 자신의 상황에 도움이 되는 것을 최우선시해, 비효율적인 것은 최소화하려는 자세가 반영된 모습이다.

효율보다 가치가 우선시되기도 한다. 명품을 구매하는 것과 ‘인스타 감성’의 맛집, 카페를 찾아가는 경우가 그렇다. 전자의 경우 가시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일명 ‘기세’라 할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세련된 공간에서 기록한 사진이 타인의 주목을 받는 데 도움이 된다면 맛이 조금 없더라도 가치가 생긴다. 요즘은 자기 PR의 시대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은 많아졌으나, 그만큼 정보도 많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기회를 획득하기 위해선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우리 자신을 가장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소비다. 이러한 소비는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의 요소로 작용하게 됐고, 한정된 시간과 자원 내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추구하는 다양한 소비가 일어나고 있다.

콘텐츠를 소비할 때, Z세대들은 댓글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한다. 최근 특정 영상에 달린 웃긴 댓글을 모아 보여주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 웃음이라는 코드로 타인의 공감을 얻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놀이 문화를 창조해가는 것이다. 가수 비의 ‘깡’ 뮤직비디오에 달린 댓글 중,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바꿔야 할 점을 재치 있게 담은 ‘시무 20조’는 화제가 돼 방송에 나오기도 했다.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숨어 듣는 명곡’이라는 콘텐츠에서도 댓글을 통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Z세대들을 볼 수 있다. 이처럼 그들은 기획자의 일환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으며 콘텐츠 소비를 즐긴다.

Z세대들은 빠른 트렌드에 발맞춰 가면서도, 유행을 선도한다. 자신이 소비하려는 것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그것을 이용한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측에서 Z세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에게 표현의 장을 마련해줄 때 시너지는 일어난다. 앞으로 Z세대들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주체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소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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