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중국인들이 야생 박쥐를 먹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한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기 때문일까. 이 중 무엇도 아닌, 사람이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했기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내가 생각해낸 것이 아니라 저명한 학자이자 본교 석좌교수인 최재천 교수의 견해다. 최근 ‘SBS 날이지’ 유튜브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을 말하다’ 프로그램에서 최재천 교수와 제인 구달 박사의 대담이 방영됐다. 동물행동 연구가이자 환경 보호가인 두 분은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적인 팬데믹이 올 상황을 경고했었다. 코로나19를 예견했던 모양이다.

코로나19는 전적으로 인간의 잘못이고, 자연을 경시하고 동물을 존중하지 않았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인간의 무분별한 생태계 파괴는 동물의 서식지를 뺏었고, 동물들은 살 곳과 먹이를 찾아 어쩔 수 없이 사람이 사는 곳 가까이 왔다. 지구온난화는 기후 변화를 야기해 박쥐를 비롯한 여러 동물의 서식지를 빼앗았다. 결국, 동물이 사람에게 병을 옮긴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동물에게서 병을 가져온 셈이다.

이렇듯 세계적인 전염병 유행은 인간들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가 가져온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금 당장 집 앞 카페를 가면 일회용품을 남발한다. 컵을 씻어서 다시 쓰면 바이러스 전염의 여지가 있다며 일회용 컵을 쓰고 버리는 것이다. 얼마나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인간들의 무분별한 자원 사용과 쓰레기 양산으로 동물들이 갈 곳을 잃어 전염병이 돌고 있는데, 전염병에 걸릴까 무서워 모든 물품을 한 번 쓰고 버리고 있다. 어디 카페뿐인가. 비대면 시대로 배달음식 붐이 일었고, 포장 용기는 죄다 일회용이다. 잘 씻어서 재활용으로 버리면 모를까, 대부분 사람들은 씻어서 버려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인류에 종말이 올지도 모르겠다. 대대적인 전염병으로 사람들이 죽어 나가거나 더 이상 자원이 없어 인류마저 서식지를 잃고 멸망하거나. 너무 극단적인 생각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제인 구달 박사는 자신이 아끼는 침팬지들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희망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지는 않는, 가령 플라스틱 용기 대신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달라고 하는 것부터 해보면 어떨까. 편의점에서 비닐봉지를 거절하는 일도 괜찮다.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나부터’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기다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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