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분홍빛으로 물들인 식물 사이로, ‘인생샷’을 찍기 위해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보인다. 노을빛 아래 은은한 분홍빛을 뽐내는 이 식물은 핑크 뮬리 그라스(핑크 뮬리)이다. 미국에서 온 외래종 핑크 뮬리는 국립생태원에서 ‘생태계 위해성 2급’을 받았다. 아름다운 조경을 위해 심은 이 핑크 뮬리는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

핑크 뮬리가 아니라도 아름다움을 위해 환경, 결국 우리 자신을 파괴하는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 누군가는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위해 희생된다. 아름다움은 파괴를 통해서만 나오는 걸까? 나의 만족을 위해 파괴되는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 생각에 잠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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