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총장 뽑아보니... ‘여론보단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야’

2020년 11월, 학내 구성원들의 선택이 모여 새 총장이 선출된다. 대학의 리더십인 총장을 뽑기 위해 투표권자인 학생들은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2017년, 같은 고민을 했던 ‘투표 경험자’가 있다. 첫 총장 직선제에 참여한 ㄱ(15학번)씨, ㄴ(15학번)씨, ㄷ(16학번)씨, ㄹ(17학번)씨다. 본지는 선거 당시 상황, 주요 안건 등을 전하는 이들을 통해 제17대 총장선거에 대해 고민해보고자 한다.

 

출처=이대학보DB
출처=이대학보DB

제17대 총장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ㄱ: 학교에 다니면서 총장과 학생 간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총장이 학생들의 문제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줬으면 한다.

ㄴ: 첫 번째로, 학교에 대한 인식 문제. 실력이 뛰어남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욕하는 행동을 과감하게 청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학교 재정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지. 세 번째는 아웃풋 문제. 보다 적극적으로 고시 지원을 하면 경제적으로 힘든 학생들도 학교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문제를 다음 총장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ㄷ: 수업권 확보가 중요했다. 격년마다 열리는 과목도 있고, 교수가 없어서 열지 못하는 과목도 있었다. 학교에서 인풋과 아웃풋 개선도 중요하게 다뤄줘야 할 것 같고, 성적 장학금을 늘리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성적을 더 잘 받기 위해 돈이라는 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지원이 적으니까. 입학장학금을 늘리기보다는 재학생들에게 성적 장학금을 더 주면 좋을 것 같다.

ㄹ: 사실 예전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의 생각에 공감하고 대안을 내줄 수 있는 총장인가가 여전히 나에게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학교의 문제는 학교가 학생들을 보호해주지 않는 점이다. 관광객 문제의 경우, 해결해줄 수 없다는 피드백만 오다 결국 코로나19가 터지니 관광객을 통제했었다. 진작 하면 됐는데 외적 영향으로 조치를 취한 것이 사실 아쉬운 거다.

 

좋은 총장을 선출하기 위해 어떤 정보가 가장 필요한지

ㄱ: 소요를 진정시키고 학생을 이끄는 사람과 대학이라는 기관의 수장은 사실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6년에는 어떻게든 당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사람, 당장 우리를 보호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다. 하지만 총장은 대학이라는 큰 기관의 장이지 않나. 차근차근 학교에서 어떤 보직을 맡아 리더로서 어떤 결과를 냈었는지 위주로 보고 싶다. 시대에 맞춰 이화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사람, 크게는 학생들이 진출해 나갈 사회 전반과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총장이 되길 바란다.

ㄴ: 직무에 가장 맞는 길을 걸어온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든다. 객관적 사실, 약력이나 활동 같은 정보가 필요하다. 순간순간마다 보이는 행동들에서는 느끼지 못해도 그의 자취나 방향을 보면 결국 어떤 사람인지 들통날 거라 생각한다. 또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의 교류가 적어져 교수들과 학생들 간 정보가 불균형하고, 신입생들은 학교를 한 번도 오지 못한 상태에서 투표를 하게 될 것 같다. 학생들 본인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후보자들의 의견들을 많이 접해 비판적인 사고를 했으면 한다.

ㄷ: 학교가 학생들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이 투표권을 갖는 것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학생들이 공약만을 보고 총장을 선출하는 것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누가 학교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가를 잘 살펴보고 뽑을 것 같다. 여러 공약 중 학생들을 위한 공약만을 추려서 홍보하면 효과적일 것 같다. 언급한 수업권 확보, 장학금, 대외경쟁력 강화. 이 세안건에 대한 공약이 있는지도 보기 쉽게 정리됐으면 좋겠다.

ㄹ:  글쎄. 나는 특정한 공약이 있어야 이 사람을 뽑겠다는 주의는 아니어서, 어떤 정보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지를 고르는 게 어렵다. 학생들이 이대생으로서 폄하를 당하는 상황에 힘들어할 때, 김혜숙 총장이 외부의 편견에 연연하지 말고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고 밝게 말 해준 적이 있다. 나는 사실 그때 외부 상황이 힘들어 모인 학생들의 상황을 깊이 공감을 하고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학생의 편에서 우리 학교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인가’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당시 선거 정보를 얻은 방법과 지금이라면 어떻게 얻을 건지

ㄱ: 나는 그때 커뮤니티에서 정보를 주로 얻었는데 좀 아쉽다. 지금이라면 아무래도 객관적인 수치를 많이 볼 것 같다. 후보자가 어떤 약력을 가지는지, 직위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경쟁력을 조금 더 신경 쓸 거다.

ㄴ: 벽보에서 봤다. 에브리타임(everytime.kr)과 이화이언(ewhaian.com)과 같은 학내 커뮤니티, 공청회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다. 지금 상황이 특이해서 학교 내에서 오프라인으로 정보를 얻긴 힘들 것 같다. 나는 공청회를 유의 깊게 볼 것 같다. 왜냐하면 커뮤니티는 여론몰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여론을 떠나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ㄷ: 학생총회가 열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학생회 사람들이 강의실과 교문 앞에서 유인물도 나눠줬다. 언제 투표를 하고,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를 알 수 있었다. 또 카톡으로 공지가 왔고, 공대에서 종합과학관 올라가는 곳에 선거 벽보가 붙여져 있어 공약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폼으로 투표를 진행한다면, 투표란과 함께 후보에 대한 정보와 사진을 함께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ㄹ: 정문에 붙여져 있던 공약들을 읽어보는 정도였던 것 같다. 총장 선거를 하게 되면, 기본적인 내용은 공지사항에서 확인하고 학내 커뮤니티에서 후보에 오른 교수님이 어떤지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그것을 참고해 결정할 것 같다.

 

총장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이유와 그 참여의 의미는 무엇이었나

ㄱ: 2017년에 학내 커뮤니티에 많이 의존한 상태로 투표가 진행됐다. 다들 시위 이후로 경찰 조사에 대한 공포감이 있어서 내가 언제든지 경찰에게 조사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시위 당시 학생들과 함께했던 후보자를 뽑으면 나 자신과 학교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고, 투표하게 됐다.

ㄴ: 본관 시위로 얻은 소중한 선거권이니까 참여하고 싶었다. 학생 투표율이 낮으면 후배들이 어떻게 볼까,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총장 선거는 앞으로 4년간 이화를 이끌 분을 뽑는 자리다. 전 학년이 이화를 지키기 위해 소중한 리더를 뽑는다고 생각하고 총장 선거에 임해줬으면 좋겠다.

ㄷ: 당시 집행부였고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부터 미래라이프대 사태로 공동행동을 했었다. 그런 시간과 공간에 있던 기억 때문에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당연히 총장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이 투표에 참여하면서 학교가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일 거라 생각해 의미 있는 것 같다.

ㄹ: 학교에서 시위가 있었고, 그 이후에 총장 직선제를 하게 됐다. 시위했던 기간 동안 상황을 자세히 지켜봤던 사람으로서 학생들을 많이 생각해줄 것 같은 분께 한 표를 던졌다. 투표는 내 권리라고 생각했다. 나의 학교생활을 좀 더 윤택하게 하려면 투표를 해야 됐기 때문에 참여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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