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4일 보건복지부는 입장문을 통해 “정부는 의대생들의 국가고시(국시) 응시 의사 표명만으로 추가적인 기회를 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두차례 시험 일정을 연기하고 국시 중 의대생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이 형평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날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전국 40개 의대 및 전원 본과 4학년은 국시에 대한 응시 의사를 표명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이 국시 응시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은 재접수 기한 연장 이후 18일만이다. 의대생들은 8월,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철회를 주장하며 의사 국시를 거부한 바 있다. 정부의 국시 기회 불허에 8일 서울대병원 등 4개 대학병원장들은 국시 기회 허락을 위한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한편, 정부는 의대생 피해 최소화를 위해 1일 예정됐던 의사 국시를 1주일 뒤인 8일로 연기했다. 이어 4일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보건의료 정책 협의가 이뤄지자 재접수 기한을 6일로 연장하고 시험 기한도 11월10일에서 20일까지로 연장했다. 정부는 국민적 동의가 없다면 기회를 다시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의대생 국시 재응시 기회 제공, 어떻게 생각하나?

 

허해인 (영문·17)

개인적으로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가 내놓았던 보건의료정책에 관련해서는 본질적으로 찬성한다. 하지만 재응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첫째로, 2020년 의대생들이 시험을 보지 못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공백이 더 커질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의료계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2020년 시험을 볼 2000명 이상의 학생 한명 한명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둘째로, 지난 시위가 일부 의대생들의 개인적인 의견 피력이었던 것이 전국적으로 의료인 다수가 참여한 것이기 때문에 시험 재응시를 인정할만한 사유가 된다고 본다.

 

 

김지연 (커미·18)

의료계를 잘 알지 못하는 국민으로서 재응시 기회 제공의 가능성은 긍정적이다. 사실 파업 당시 부정적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고 있었고, 집단감염이 심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최전방에 있기 때문에 충분히 지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의료진 덕분에 완치자가 나올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의료진을 절박하게 필요로 했던 상황에서 파업이 이뤄졌다는 점만 고려했을 때는 재응시 기회를 제공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아예 외면할 수는 없다. 그에 대한 응징과 같은 개념으로 무조건적인 재응시 기회 박탈은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대한민국 의료계를 고려한다면 국민적 양해 동반 하에 재응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한다. 단지 적절한 방법으로 국민적 양해를 구해야할 것이다.

 

 

김재연 (화학·18)

의대생 국시 재응시 기회 제공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기회 제공이 그들에게 또 다시 특권을 쥐어주는 것이라 말할지 모르겠다. 당장 포털사이트의 뉴스 기사 댓글만 보아도 ‘절대 반대,’ ‘이기적인 행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정부에서 의사들과 의대생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공공의대와 병원을 건립하려했던 모습은 과연 이기적이지 않은가? 정부가 보건의료정책을 강행하지 않았다면 의대생들이 의사 국시를 거부하는 일 또한 없었을 것이다. 의대생들에게 국시 재응시를 허용하지 않으면 당장 의료 인력이 부족해진다. 이는 의사 수를 늘리기 위해 공공의료를 강화하려했던 당초 정부의 계획과는 오히려 모순되는 지점이다. 의대생들을 응징하고 굴복시키려는 자세보다는, 포용의 태도로 공공의료에 관해 논의하고 나아가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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